필자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곡물취사는 초기에는 찌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막상 찌는 방식으로 취사를 해 보면
쌀과 다른 잡곡의 맛이 별차이가 없는 것을 알게 된다.
쌀의 단맛도 덜하고
특히 쌀 도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현미로 밥을 찌게 되면
수수밥이나 기장밥과 별차이 없다.
우리가 아는 쌀밥 맛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가 아는 쌀밥맛은-.
철제 솥이 나온 후에도 한참이 지나서
곡물을 솥안에 직접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불을 줄여 긴 시간 작은 불로 뜸들이는
우리가 아는 방식의 밥 짓기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다른 곡물로 차별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필자는 본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이런 경우에는 해먹어 보는 수밖에 없다.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알겠는가?
해 먹어 보니 그렇더라 그 이야기다.
특히 쇠솥이 나온 다음에도 상당기간은 그 위에 시루를 올려 찐밥을 짓다가
어느 시기부터 솥에 직접 쌀을 넣고 밥을 짓는 방식으로 전환했을 텐데
이게 언제냐, 이걸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철제 솥이 나온다고 해서 바로 찐밥의 시대가 가고 뜸들이기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솥 모양의 변화로 유추할 수 있다고 본다.
솥이 물끓이기에 특화한 형태라면 필자는 그 철제 솥은 찐밥용이었다고 보며,
솥의 깊이가 얕아지면 비로소 직접 쌀을 넣고 취사하는 방식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 시기가 언제일까. 삼국시대일까.
이 답을 고고학에서 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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