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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5

세계사의 갈라파고스- 한국 고대사 우리는 잘 모르고 있지만 한국 고대사는 세계사의 갈라파고스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국 고대사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상당 부분의 내용이 우리끼리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고 보니 요서에 고조선이 있었네 아니네 만주가 한국땅이네 아니네 하는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한국에서 배운 것이 세계적으로도 동일하게 인정받는 내용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보면, 만리장성 동단은 우리나 압록강, 요동반도 심지어는 요서의 어디라고 떠들고 있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역사지도에는 만리장성은 청천강까지 내려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고조선? 전기 고조선은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로 구성된다는 주장이 최근 한국학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우리나 떠들고 있지 십.. 2024. 3. 30.
한국사와 일본사 일본사는 그 서술에 있어 정성이 많이 들어간 역사인데 반면에 과장도 꽤 많다. 한국사의 과장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서투른 수준인데 반해 일본사의 과장은 여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알아차라지 못하게 잘 덮여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곡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한국사는 한국사를 잘 몰라도 뻥이란 걸 눈치챌 수 있지만 일본사는 일본사를 잘 모르면 무엇이 왜곡이고 과장인지 잘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과장이 없는 건 아니고 왜곡이 없는 것 아니라는 말 다시 한 번 해 둔다. 역사학에 요구하는 사회와 인간의 욕구, 자존심의 충족, 열등감의 해소 등 어느 나라 역사에서도 볼 수 있는 요소들은 일본사에도 역시 있다. 이걸 대략이라도 눈치 채려면 일본사에 대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대.. 2024. 3. 30.
고조선 요서설에 대한 두 가지 생각 최근에는 요서 십이대영자와 심양 정가와자를 묶어 초기 고조선으로 보고 후기 고조선에 평양을 지목하는 설명이 학계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필자가 아는 관련 전공의 고고학자 분들에게도 이에 대한 의견을 사견을 전제로 확인한 적 있었는데 대부분 요서-요하의 십이대영자-정가와자를 초기 고조선으로 지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주장은 사실 최근에서 두드러진 변화로 필자가 아는 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년 사이에 이루어진 변화라 할 것이다.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를 초기 고조선으로 규정하는 시각에 있어 필자의 의견을 조금만 적어본다. 문외한의 넋두리라 생각해 주기 바란다. 첫째. 요서 십이대영자를 고조선이라고 최초로 정확히 지목한 사람은 사실 따로 있다.. 2024. 3. 30.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 되는 이야기 언제부터인지 신미제국新彌諸國=침미다례忱彌多禮=신운신국臣雲新國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필자가 보기에도 신미제국과 침미다례는 정황상 같은 나라를 가리키는 것이라 본다. 그런데 삼국지 동이전에 나오는 신운신국. 이 나라를 신미제국과 침미다례와 같은 나라라고 기정사실화하는 글을 보는데 이 부분은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된다. 신운신국이 침미다례와 같은 나라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 그냥 첫글자에 신짜가 들어가고 삼국지 동이전에 가우호하는 신지에 신운신국이 있으니 신운신국이 곧 신미제국이라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이 있다, 정도가 아니라 아예 요즘은 신운신국이 신미제국이라고 확증하는 글도 보인다. 전혀 동의할 수 없고, 신운신국의 위치는 아직도 미상이라고 이야기 해야 옳다. 신운신국을 신미제국으로 비정하는 건 .. 2024. 3. 28.
세계를 두루 경험해야 할 젊은 인문학도 언젠가 여기 한 번 쓴 듯하지만 최근 젊은이들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10년 사이에 나라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한다. 필자가 해외에서 한 작업도 그런 곳까지 가본 사람들이 요즘 너무 많은지라 학술적 가치를 빼고 본다면 하나도 대단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 글은 30대 이하 젊은 인문학도들에게 쓴다. 부디 세계를 많이 경험하고 세계사에서 한국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안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둥 안 보이는 것도 잘 들여다 보면 보이는 것이 한국문화라는 둥 세계사를 잘 모르면서 아는 척, 대충 인터넷에서 찾아본 지식으로 양념해서 내놓는 그런 인문학 수준을 뛰어 넘어주기 바란다. 한국의 학술풍토는 아직 여러 면에서 더 발전해야 하는데 그 이.. 2024. 3. 28.
영어로 시를 써서 원어민을 감동시키기 쉽겠는가? 영어를 수십 년을 해도 쉽지 않다. 그래서 훈민정음의 이 구절은 비단 "어리석은 백성"에게만 해당하는 구절은 아니다. 특히 미묘한 심리의 표현, 시어의 선택과 감정의 분출 등 잘 쓴 시에 반드시 필요한 자유로움은 한국인이 영어를 쓰는 한 쉽게 나오기 어렵다. 내가 지금부터 죽도록 머리 싸매서 영시를 흉내내 쓴다면 뭔가 문집 하나 엮을 정도는 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수준이라는 것은 사실 뻔하다. 조선시대 문인들의 시라는 것이 사실 이렇다.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시를 한자어로 쓰는 한 감정의 자유로운 표현은 불가능해진다. 수십년을 그 어렵디 어려운 공부를 한 조선의 선비들이 남긴 한시보다 우리로 치자면 언문이나 떼고 편지나 주고 받던 일본의 시인들이 남긴 와카에 가슴을 치는 구절이 ..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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