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 모르고 있지만
한국 고대사는 세계사의 갈라파고스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국 고대사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상당 부분의 내용이 우리끼리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고 보니 요서에 고조선이 있었네 아니네
만주가 한국땅이네 아니네 하는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한국에서 배운 것이 세계적으로도 동일하게 인정받는 내용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보면,
만리장성 동단은 우리나 압록강, 요동반도 심지어는 요서의 어디라고 떠들고 있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역사지도에는 만리장성은 청천강까지 내려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고조선?
전기 고조선은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로 구성된다는 주장이 최근 한국학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우리나 떠들고 있지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가 고조선이라 보는 사람은 한국 땅 밖으로만 나가면 아무도 없다.
설사 이것이 예맥계라고 보는 사람들도 아무도 고조선이라 보지 않는다.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고조선이 요서냐 요동이냐 한반도냐 이전에
이쪽에서 생각한 이야기는 이 안에서만 맴돌다가 대중에 소비되고 끝나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는 지금 중국 땅이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땅인 지역을 전기 고조선이라 주장한다면 당연히 그 나라 학자들과 일전을 벌일 각오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각오도 없다면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가 전기고조선이네 아니네 떠들어봐야
그런 교육을 받은 애들만 세계무대로 나갔을 때 바보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 한국사를 갈라파고스로 만들지 말아달라는 부탁이다.
중국과 일본학자들과 논쟁을 벌여 설득하거나 아니면 대등하게 논의를 하지 못하겠다면
아예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정말 십이대영자와 정가와자가 전기 고조선이라고 한국학자들도 보기 시작했다면,
그 내용은 한반도에서 소비하지 말고 중국으로, 일본으로 들고 나가 발표하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자신이 믿는 바를 들고 가서 논리에 따라 정연하게 토론할 수 있다면
그 토론의 결과가 설사 궁색하더라도 식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 Editor's Note ***
필자가 말하는 만리장성 동단 문제 말이다.
이걸 여기까지 끌어들인 것은 놀랍게도 그렇게 잘났다는 강단사학자들이다.
아니라고? 웃기는 소리들 하고 있네.
뭐 그걸 적기한 진강지리지인지 뭔지가 후대 견강부회라는 어줍잖은 말로 헛소리를 찍찍 해대긴 하더라만 말 같은 소릴 해야 믿어주는 척이라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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