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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五十而知天命 논어 위정편에 공자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子曰:吾十有五而志于学,三十而立,四十而不惑,五十而知天命,六十而耳顺,七十而从心所欲不逾矩。 필자는 올해로 만 58세, 이제 정년도 손가락 다섯개로 점칠 나이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내내 이 블로그에서 시끄럽게 떠든 바와 같이 지금까지 내가 해온 작업을 단행본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공자님이 50이 되어 하셨다는 지천명 비스무리한 감정도 느끼게 된다. 내가 태어나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했던 것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인데, 내가 한 연구 태반이 어떤 대단한 결론을 끌어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내가 한국 대학에서 한 일은 중간 허리 역할로 초창도 대성도 아닌 중간계주자 역할을 잘하는 것이란 것도 깨닫.. 2024. 1. 3.
율곡과 녹사祿仕, 일단 입에 풀칠은 해야 율곡에 대한 기록을 보면 녹사祿仕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한마디로 녹사라는 건 먹고 살려고 벼슬을 한다 이것이다. 집안 부양은 해야겠고, 그러자니 관직에 따라 나오는 녹이 꼭 필요하여 출사하여 벌어오는 돈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 이것을 녹사라 한다. 뭐 치국 평천하 이런 원대한 꿈 이전에 먹고 살아야 하고 먹여 살려야 하니까 출사하는것 이것이 녹사다. 그런데-. 녹사를 하지 않는 놈 치고 뭐를 제대로 하는 놈을 못봤다. 먹고 살아야 하고 먹여 살려야 하니 하는 직업-. 그것이 대학의 교수거나 연구거나 모두 마찬가지인데, 낭만적이고 즐거운 연구, 학문의 즐거움. 아 물론 그런 것도 있겠지. 필자도 공부하면 재미있었고, 또 행복하게 살았다. 그래도 공부하고 연구하고 학교에서 학생 가르친 첫 번.. 2024. 1. 2.
현대판 산림 김단장 좀 전에 쓰신 글. 그게 조선시대 산림입니다요. 자칭 학자들이 나이 들 때까지 버티다가 일약 산림이라고 중앙정계에 진출하죠. 왠만한 자리 줘가지고는 올라오지도 않고요. 지들 맘에 안든다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벼슬 던졌다가 말았다가 가관이었죠. 그러다가 나는 역시 학자다 외치면서 낙향해서는 학자로서 (?) 죽는데, 이번에는 평생 한 걸 모은 것이 문집으로 수백권 수십책에 달하죠. 그거 다 있으나 마나한 책이고요, 그거 찍느라고 불쌍한 조선의 나무들만 찍혀 종이되어 사라졌다고 봐야죠. 조선시대 유림-. 퇴율 이후에는 학자라고 부르기도 창피하고요. 녹사한다고 급제후 관직 돌던 사람들 우습게 보고 동네에서 거들먹거리다 나이 들어 한자라 해서 크게 하고는 돌아와서 다시 은거하는 흉내내는게 버릇이 됐습죠. 그.. 2024. 1. 2.
일본에 대한 오해 두 가지 필자가 보기엔, 일본에 대한 오해 두 가지가 있다. 이 두가 지 오해는 서로 반대의 입장에 있는 쪽에서 갖는 오해라는 점이 특이하다. 첫째, 일본은 언제나 한국으로 부터 문화적으로 받아 먹고 자랐다는 생각. 야요이시대부터 국가형성기인 7세기 중엽까지는 유효한 이야기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에서 왜계 유물이 나왔을 때, 쌍방의 문화 교류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왜에서 한국으로의 문화는 교류나 전파보다는 사람의 이동이라고 믿는 편이다. 반대의 경우는 문화만 갈 수 있다고 본다. 왜? 70년대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보면 안다. 하지만 7세기 중엽 이후가 되면 일본은 빠른 속도로 발전이 이루어지는데, 헤이안 시대가 되면 통일신라나 일본이나 그게 그거다. 1945년까지 식민지였던 조선이 독립 후에 불과 70여년 만.. 2024. 1. 2.
수고한 수선전도에게 부친다 필자 연구실 벽에는 수선전도가 하나 붙어 있는데 조선시대 서울지도다. 이 지도는 폼으로 붙여 놓은 게 아니다. 무엇보다 필자는 연구실벽을 폼으로 뭔가 치장해 놓을 만큼의 심리적 여유가 없이 살았다. 이 지도는 다름 아니라 서울시내에 지금보다 발굴이 많을 때 토양채취를 위해 나갈 때 참고하기 위해 사다가 붙여 놓은 지도다. 출동하는 곳이 조선시대에 어디였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 블로그에서 얼마 전 알려드린 바와 같이 일본에서 최근 출판한 단행본은 필자에게 있어 도시와 질병이라는 명제에 대한 일단락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 필자가 그동한 생각한 내용들을 다섯 편의 글에 요약해 담았다. 그리고 저 수선전도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이제 다 끝낸 것이 아닐까 한다. 벽에서 내려야 할까? 저 지도도 할.. 2024. 1. 1.
호족과 군인전 라말여초 시기의 호족. 호족 이름까지만 안다. 사서에 써 있으니까. 그런데 그 아래는? 호족이 농민들 끌고 돌아다녔을까. 호족들이 끌고 다닌 것이 농민이라면 고려 전시과에 군인전은 왜 필요했을까. 고려 전시과의 군인전은 라말여초 시기 호족이 끌고 다니던 수하 무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설치된 토지이다. 호족들이 고려 건국 후 홀랑 중앙의 귀족으로 편제되어 버리니 닭쫒던 개가 되어버린 호족 휘하에 있던 전국에 바글 바글한 하급 무사들을 먹여살리려 나온 것이 군인전이라는 말이다. 바로 이들이 거란과도 싸웠고, 무신정변을 일으켜 결국 라말여초 호족=고려전기의 중앙 귀족들을 깡그리 일소해 버리고 자신들의 정권을 세웠다. 고려 전시과의 군인전의 주인공들, 이 사람들이 바로 일본의 무가정권의 사무라이들과 동일한 성격..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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