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7 험난한 학제간 통섭의 길 (2): 쥬라기공원 마이클 크라이튼 Michael Crichton 유심히 보면 이런 학제간 통섭의 길을 걸은 사람들은 제레드 다이아몬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의 글은 필자가 아주 높게 평가한다. 대중서를 쓰기 이전 장기간에 걸친 기초의학자로서의 경륜이 잘 녹아 있어 책 수준이 아주 높다. 반면 유사한 기조의 책이지만 최근 각광을 받는 유발 하라리는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일단 하라리 역시 학제간 통섭을 지향하지만 자연과학이나 인류학 분야 스토리를 제대로 소화시킬 역량이 모자라는 것으로 보인다. 다분히 언론이 만든 스타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학제간 통섭 수준이 높은 사람으로 마이클 크라이튼 Michael Crichton (1942~2008)을 들 수 있다.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로 일찍부터 작가 길을 걸었다. 이 사람은 대중 작가로 유.. 2023. 10. 17. 험난한 학제간 통섭의 길: 총균쇠 재러드 다이아몬드 Jared Diamond (1) 일단 필자는 이 양반과는 전혀 면식이 없다. Jared Diamond-. 우리나라에도 이 양반 저술이 아마 번역이 꽤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대학생 필독서 1, 2위를 다툰다는 소위 "총-균-쇠"가 있다. 이 양반이 37년 생으로 필자 가친보다 한 살이 많다. 총균쇠를 써 냈을 때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 당시 필자는 모교 대학원생이었으므로 인연의 고리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하겠다. 다이아몬드는 기초의학전공자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베스트셀러를 써 내기 시작한 시기가 상당히 생각보다 늦다. 원래 의대교수로 전공은 생리학이었다 (지금은 정계로 진출한 안철수 선생과 같다). 그가 남긴 베스트셀러 책들의 일관된 주제인 환경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미 그는 50대였다... 2023. 10. 16. 현장은 현장을 지키는 사람에게 필자는 발굴 현장에서 직접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지금까지 반드시 직접 무덤에 들어가 고인골과 관련 시료를 수습하고자 하는 원칙을 지키고자 했다. 필자 같이 실험실에서 성장한 연구자들은 공통의 신념이 있다. 현장을 지키지 못하면 연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연구실에서 배운 그 철학을 발굴현장에서도 관철하고자 했다. 언젠가부터, 정확히는 몇년 전인가 부터 현장에 흥미가 사라졌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이제 현장을 떠나고 이 작업은 현장을 지킬 사람들에게 넘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현장을 지키지 못하면 연구자가 아니다. 현장은 현장을 지키는 사람이 연구해야 하고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겠을 때가 바로 떠나야 할 때인 것이 맞다. 현장을 지키지 못하는 순간 스스로가 그 현장의 연구자라.. 2023. 10. 15. 필자 평생의 업적 1호 필자가 스스로 평생의 업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라 논문도, 그 단행본도, 인더스문명도 아니다. 필자가 첫머리에 내새울수 있는 평생업적의 1호는 완벽하게 그 history가 개체별로 파악된 고인골이 후속세대에 질서정연하게 이양되어 우리나라 인류학자들이 앞으로 계속 연구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게 한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필자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우리나라에는 옆나라 일본에 수천 수만개가 있다는 고대 인골이 거의 없었다. 아니 그나마 좀 있는 곳도 연구 좀 하자는데 보여주지를 않았다. 거짓말 같지만 지금 고인골을 연구하는 40대들은 그렇게 현장에서 박대 받으며 성장한 친구들이다. 내가 20년 작업으로 하나하나 ID한 그 고인골들은 2-3년 안에 내 손을 완전히 떠난다. 물론 어느 곳에서 출토되었.. 2023. 10. 15. 시베리아의 미라 (2) 앞서 쓴 필자 근간 논문에 대한 계속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발굴 현장에서 발견되는 인골과 미라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였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는 해외 연구를 병행하였다. 그렇게 선택된 곳이 이번에 단행본이 나온 인도 인더스문명 유적지, 그리고 또 다른 곳이 러시아 극지 유적에 대한 인류학적 조사였다. 다 아시다 시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은 원래부터 백계 러시아 인의 땅이 아니라 대략 17세기 초반 경 이들이 우랄 산맥을 돌파하여 동진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러시아령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17세기 초반 이전에는 우랄산맥 동쪽, 특히 극지에 가까운 지역은 이 지역 토착민들의 땅이었다. 이곳은 앞서 연재에서 밝혔듯이 러시아의 대미견제 최전선에 해당하는데 유전이 대거 이 지역에서 발견되면서 러시아.. 2023. 10. 14. 결승점이 보이기 시작한 때 나이가 회갑에 가까와지기 시작하니 신체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인지 이전에는 대단하게 생각했던 것이 별로가 되고 그전에는 생각지도 않던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소위 연구라는 것도 그렇다. 예전처럼 논문 한편을 어디 내고 어떤 사실을 발견하고 하는 것보다 뭔가 전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다. 논문을 쓰다 보면 이 단계까지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뜻이겠다. 예전에는 회갑에 가까와져 퇴직이라는 결승점이 앞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 결승점을 지난 후의 인생은 여생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덤이요 죽기 전까지 놀듯 쉬듯 지내는 시간을 의미했다. 요즘은 흔히 수명이 길어져 60대에도 계속 일한다고는 말하지만.. 2023. 10. 14. 이전 1 ··· 166 167 168 169 170 171 172 ··· 33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