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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80년대 학번, 그리고 하나도 들어맞은 것이 없는 그 시절 사회과학 80년대 학번에게 있어서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그 분야 전공자들만의 것은 아니다. 물론 이렇게 되어버린 데는 80년대 학번 당사자들에게 책임도 있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사회가 고도화할수록 자기 전공 외에는 몸을 사리고 전공자들은 적어도 자기 나와바리에서는 힘을 갖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80년대 세대가 이 모양이 되어버린 것은 일차적으로, 80년대 내내 신입생만 입학하면 선배들이 잡아다가 전공불문 '사회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서적들을 원하던 원하지 않던간에 읽혔기 때문이다. 이것을 당시에는 소위 '의식화 교육'이라고 했는데. 이 때문에 잡다한 사회과학 서적을 난독하게 된 것은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의 학생들 뿐 아니라 공대, 의대, 심지어는 미대 학생들까지도 잡아다 읽었어야 했단 말.. 2023. 9. 6.
주구장창 먹는 이야기만 하는 탈북자 유튜브 한때 북한 바로알기라는 것이 유행한 적 있다. 북한이 남한에 알려진 대로 폭압적인 정권이 아니며 거기도 먹고 살 만하고 자유가 있다는 식의 홍보인데 내 나이 또래면 대학캠퍼스에서 자주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주로 NL계열에서 이런 이야기로 속칭 '약을 팔았는데'-. 이런 이야기가 요즘 잘 안 먹히는 이유 중 하나에는 탈북자 유튜브도 있다. 필자는 이 탈북자 유튜브를 유심히 보면서 재미있는 점을 찾곤 하는데 이 양반들은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면 1년간은 죽도록 먹는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건 더 안 들어 봐도, '북한 바로알기'는 하지 않아도 저쪽 사정은 뻔하다고 본다. 불과 70년 전에만 해도 비슷한 생활을 했을 사람들이 반세기 조금 넘는 기간 동안에 하나는 거지꼴이 되어버린 것을 보면서,.. 2023. 9. 5.
에조공화국과 교전단체 일본 메이지유신기에 유신 정부군과 싸우던 막부세력이 최후로 항전한 곳이 북해도였다. 1867년, 막부가 이미 소멸했음에도 그 잔존 세력이 굴복하지 않고 홋카이도에 모여 결사항전했는데 이를 일본사에서는 '에조공화국蝦夷共和国'이라 부른다. 왜 '에조공화국'인가. 막부세력이 후퇴하여 북해도를 쳐들어가 현지 세력을 제압하고 이곳에 모여든것이 1868년. 이들은 선거를 통해 총독과 정부관료를 선출하고 유신 세력에 대한 저항을 천명했다 (1869년). 이들을 방문한 서구 6개국 특사들은 이들을 접견하고 이 '에조공화국'은 '사실상의 정권'이라고 천명했다. 이 사실상의 정권, authorities de facto 는 국가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정권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사실상의 정권, 이라는 것은 국제법상 '교전단.. 2023. 9. 5.
임시정부는 정부인가? 사실 이 문제부터 엄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이 타당한 것이냐, 임시정부가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느냐 이런 것이 아니다. 필자도 임시정부의 대의, 그리고 해방전 가장 중요한 독립운동단체의 하나로 가장 오래 버티고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 해방 이후 한국의 성립에도 임시정부의 기여가 가장 큰 부분의 하나였다는 점도 수긍한다. 그런데-. 임시정부는 '정부'인가? 이게 뭐가 중요하냐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문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에게 미국독립전쟁 당시 'Continental Congress'와 같은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가? 임시정부와 대륙회의는 둘 다 독립전쟁 중 출현했기 때문에 그렇게 볼 .. 2023. 9. 5.
뒤집어보는 세계도, 정통성을 묻는다 내 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상이 필요할까? 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8대조부, 조모는 모두 256분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사실을 종종 잊는다. 세계도에는 항상 8대 조부로부터 가지를 치고 뻗아 나오는 자손들의 모습만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로부터 본다면 결국 나는 8대 조부, 조모가 256 분이 필요한 것이다. 이 256분의 조상님들이 골고루 기여해야 내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른바 정통성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2023년 현재의 한국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 안에는 독립투사도 있고, 평범한 시민도 있고, 또 친일파도 있다. 이들 다양한 집단과 사람이 교류하면서 만들어낸 것이 지금의 한국인 것이다. 이 모든 기여 인자를 무시하고 오직 하나의 조상만 인정해 달라는 것이야말.. 2023. 9. 5.
독립군 (광복군)은 Militia인가 Continental Army인가 한국의 독립군과 광복군은 미국독립전쟁에서 본다면 militia에 가까운가 아니면 continental army에 가까운 것인가. 미국 독립전쟁 발발 당시 식민지의 군사 무력은 militia에 백프로 의존하고 있었다. 독립전쟁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이 militia를 식민지의 군대로 삼자는 의견도 나왔는데, 식민지의 대의기관이라 할 continental congress는 이 제안을 거부하고, 대신 continental army를 만들어 이를 대륙의회의 통제하에 두었다. 사실 militia나 continental army나 결국 영국군과 싸워야 하는 사람들은 militia 출신의 민병들과 영국군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식민지 장교출신들이었으므로 어느 쪽이 되건 그 구성원은 그 사람이 그사람이었다는 것은 변함없.. 202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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