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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3

신라장적문서에서 신라의 산성을 본다 삼국시대 말, 신라의 땅에 만들어진 산성들은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그 정밀함, 규모, 군사적 입지, 전략적 측면에서 매우 탁월하게 보인다. 당시 정립한 삼국이 모두 비슷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런 규모의 정밀한 산성이 구축된것은 아마도 신라땅이 확연했던 것 같고, 이런 추세가 신라의 삼국통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런 산성이 만들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했을까? 판도안에 존재하는 촌락민에 대한 엄정한 파악이다. 인구와 생산력이 정확히 파악되어야 성을 쌓던 군사를 만들던 했을 것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신라장적 문서를 본다. 현재 2종이 일본에서 파악된 이 문서를 보면, 인구부터 각종 생산물의 물량까지 정확하게 파악되어 있어 신라의 "둠스데이북"이라 할만하다. 역사서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2022. 10. 11.
Proud 김부식 김부식 하면 사대주의 역사집필의 화신 처럼 되어 있지만 당시 정황을 조금만 파보면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본기 체제를 도입했다던가, 삼국 어떤 나라에도 정통을 주지 않고 무통론에 입각한 기술을 했다던가, 중국과 한국의 기록이 서로 다를 때 한국 기록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보였다던가 하는 점은 이미 잘 알려졌으므로 더 쓰지 않겠다. 기록을 보면 김부식은 사실 사대주의자가 아니라 그 반대이다. 고려초, 한국사에 대한 정보는 이미 상당히 망실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대체 한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 삼국사기를 짓는다고 되어 있으니 당시 사대부들 중 과연 김부식보다 한국사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있기는 했을지도 의문이다. 기록을 보면 김부식은 (혹은 그의 집안은).. 2022. 10. 10.
열전 짓기의 어려움 동아시아 전통사서에서 열전 짓기의 어려움에 대해 앞에 잠깐 써 보았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써 보기로 한다. 사실 기전체라고 하지만 열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본기 (세가), 표 등은 편년체와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기록이다. 중앙에서 모아 놓은 기록을 날짜별로 쭉 정리한 후 왕력을 매 해 연두에 표기해 놓은 채 적어 내려가면 편년체, 각 왕별로 권을 나누어 쓰면 기전체의 본기(세가) 부분이 되는 탓이다. 기전체라고 하지만 본기(세가)의 부분은 사실 편년체와 작업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열전이 포함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우선 열전에 입전한 기록들은 정보의 소스가 다르다. 개개인의 역사가 정부를 털어 봐야 나올 리가 없다. 이것은 전부 개인 (집안) 기록의 몫이다. 그리고 그.. 2022. 10. 10.
일본사 감회 몇 가지 체계적인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사라는 볼륨 두꺼운 역사를 언급하는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쨌건 관련 내용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감회가 없을 수 없어 이곳에 적어둔다. 1. 일본사: 생각보다 볼륨이 두텁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역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역사의 디테일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관련 역사서가 남은 양이 일본이 많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곤란한 것이 야요이 시대라면 우리의 청동기 시대로 발굴의 정도나 남아 있는 역사서의 양은 저기나 여기나 비슷할 텐데도 역사서술의 디테일 면에서 아직도 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 학자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2. 한일 양국의 인문학 수준차이는 에도시대 학문의 수준차의 연장: 양국 인문학 수준차이가 아직도 있다면 그 차이는 에도시대 .. 2022. 10. 10.
요즘 독서 근황 인문학 독서강독회에서 함께 읽는 필자의 독서 근황-. 고문진보 후집. 뭐 두 말할 것 없는 고문의 필독서. 근래 비판도 많은 걸로 알지만 역시 고문의 선독용으로는 아직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왜 그렇게 죽도록 고문진보를 읽어내렸는지 읽다 보면 공감할 때가 많다. 아마 올해 말쯤에는 후집을 다 뗄 듯. 태평기. 잘 알려진 일본의 전통 역사물. 일전에 헤이케 이야기를 읽었었는데 그보다 시대가 내려오는 남북조동란기 이야기다. 구스노기 마사시게, 닛다 요시사다, 그리고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나온다. 읽는 책은 NHK드라마 대본집인데 상당히 재미있다. 태평기는 아직 국내에는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다. 일전에 헤이케 이야기는 그나마 국역본이 하나 있었는데 태평기의 경우는 훨씬 국내의 상황이 열악한 편... 2022. 10. 8.
인도 발굴 정리 유감 2010년대 중반에 우리 연구실은 인도에서 인더스 문명 유적을 현지 연구자들과 함께 발굴한 바 있었다. 현재 그 최종 성과를 두 가지 저술로 나누어 준비 중인데, 하나는 영국 Archaeopress에서 학술보고서를 출간하기로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 박물관에서 라키가리 사진전을 개최하면서 현지 출판사에서 Photo book을 찍기로 한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 사진을 정리하고 있는데, 사진 양이 너무 많아 힘이 부친다. 2016년 연간의 사진을 보니 현지에서 김용준 박사 활약이 눈부시다. 과연 우리나라 그 누가 인더스 문명 유적을 손수 발굴하고 데이터를 정리하여 보고서까지 찍을 수 있었을까. 김 선생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 한 일이었을 것이다. 아직 인도라 하면 관광객이 조심스럽게 현지를 돌아다니는 ..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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