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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치닫는 이번 석달 유럽 외유를 떠나면서 양쪽 집안 노인분들과 더불어 홍선옥 선생 건강이 걸렸다.
떠나는 나한테 문화재청장을 지낸 정재숙 선배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마
라 하며 헤어졌으니 이미 당시 도진 병마와 힘겹게 싸우는 중이었다.
어제부터 지인들이 연락을 주기 시작하기에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감을 알았다.
임종면회 라는 게 있는 모양이라 그를 다녀온 지인들이 소식을 준 것이다.
암이 발병하고 수술한 다음 전등사서 요양하며
또 복직하고서도 꼭 나만이 아니었지만
나는 복직을 한사코 반대했다.
이젠 요양해야 한다며 뜯어 말렸으니
하도 복직 의지가 강하기에
누님 혹 돈 때문입니까?
하니 단칼에 아니라 했다.
이미 정년퇴직을 넘겨서도 계약직으로 계속 홍보 업무를 도맡아 하는 그를 주변에서는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봤다.
그만큼 열성이었기에 실은 이 홍보 업무 후임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데려다 일만 가르치려 하면 도망가버린다는 하소연이었다.
그에 더불어 놓지 못하는 성정도 이른 떠남을 재촉했다고 본다.
이참에 이르노니 홍보 쪽 업무는 오래할 일 아니다.
이 분야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다 한결같이 황망히 떠났다.
홍보 쪽 일을 오래하고도 장수한 사람은 내 보기엔 둘 중 하나다.
조상 잘 만났거나 땡땡이 형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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