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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 족보, 일기 이야기 (역사인구학)602

선물 같지 않은 선물, 상품 같지 않은 상품 앞서 조선시대, 소위 선물경제 시대 선물이란 주로 생활필수품 위주로,쌀, 콩, 벼, 종이, 생선, 해산물 말린 것, 꿩이나 닭, 빗, 부채 등을 서로 주고 받았고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이렇게 몇 가지 안 되는 선물품목은 명확히 그 가격대가 사족 사이에는 공감대가 있었던 바, 귀하고 드문 물건을 선물해야 가치 있는 것으로 보는 요즘 세태와는 달랐다 하겠다. 이런 선물 증여 행태가 요즘과 비슷해져 귀한 것을 보내는 것이 된 시대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늦다. 이런 "선물 같지 않은 선물" 풍토는 "상품"에도 비슷했으니, 부북일기를 보면, 북방에 부방간 군관들을 병사가 정기적으로 모아활쏘기 시합을 시키고 제일 잘 쏜 사람에게는 수시로 상품을 내리는 것으로 본다. 상품 내역은 무엇이었을까? 조선시대 사족들의 선물과.. 2026. 9. 29.
이게 나라냐? 낙폭지 또 하나의 용도, 변경 군인들 방한복 재료! 부북일기赴北日記는 다들 알다시피 조선시대 무과 합격자의 북방국경지대 부방赴訪일기다. 이 일기는 현재까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무과 합격자 일기로 (또 하나는 노상추일기가 있다)경상도에서 함경도 변경 지역까지 이어지는 여행 경로 모습과, 여진족과 접경한 지역 상황, 출신군관들 근무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이전에 묵재일기 등지에 많이 나오는 소위 낙폭지落幅紙, 낙폭지가 뭔가 하면 바로 과거 불합격자 시험답안지가 되겠는데, 종이가 귀한 조선시대로선 (앞선 포스팅에서 논을 살 때 종이를 몇 뭉치 끼워서 대금을 치르는 것을 보았다)낙방시험지도 버리지 않고 이리 저리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이 시험지를 가져다 빈칸을 오려 쓰기도 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폐지를 모아 .. 2026. 9. 28.
시장이라고 있어 봐야 상품이 많지 않았을 임란 직전 조선사회 우리나라 일기의 걸작 삼대작이라고 하면, 더 나올지 모르겠으나아직까지는 쇄미록, 묵재일기, 미암일기라 하겠다. 이 세 일기는 신변사의 디테일, 그리고 그 분량의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 셋 모두 임란 직전, 혹은 임란 와중의 사건의 기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세 일기를 유심히 보면, 사족들이 주고 받는 선물 목록이라는 게 매우 한정되어 있어필자의 느낌으로는 많아 봐야 스무 가지를 넘지 않는 것 같고, 그 중에 자주 오가는 것을 추리면 열 가지도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느 한 일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 일기 모두 비슷한 선물을 주고 받으니, 이는 당시 사대부들 사이에 선물로 주고 받는 목록에는 양해하는 바가 있었다는 의미와도 같겠다. 쉽게 말해서 자주 주고받지 않는 것을 선물로 주면.. 2026. 9. 28.
염소털로 붓 묶는 승려, 그것으로 연명을 하고 묵재일기를 보면, 당시 사족들이 붓을 어떻게 만들어 썼는가를 알 수 있다. 묵제는 평소에 붓으로 만들 동물털을 모아 두었다. 대표적인 것이 황소 털 (황모), 염소 털, 그리고 돼지털까지도 모아 둔다. 이 중 비교적 많이 쓰는 것은 황모와 고모(염소털)다. 이렇게 모아 둔 짐승 털을 한 번씩 자기 집안 원찰에서 붓묶는 승려가 내려오면, 털을 맏기고 붓을 묶게 한다. 묵재일기에 나오는 혜정이라는 승려는 매우 숙달된 붓 묶는 장인이었던 모양으로 정기적으로 내려와 묵재 집에 머물며 붓을 묶어 주고는 양식이나 소금을 얻어 다시 사찰로 돌아갔다. 아마 혜정이라는 이 승려는 묵재 집 붓만 묶어준 것은 아닐 테고 여러 집 붓을 돌아가며 묶어주었을 것이다. 이렇게 묶은 붓은 사족들에게 보내는 선물이 되고, 붓은 양식.. 2026. 9. 27.
묵재일기...논을 사고 지급한 물품들 묵재일기에 보면 논을 사러 보내는 장면이 있다. 이때 논을 산 대가로 뭘 지불하는가 하면, 목면 1동호피 큰 것과 작은 것 2장, 백지 (권수 누락)상지 10권빗 140개향합과 사향로 각 1개벼루갑 1개 등을 들려 보냈다. 요즘으로 치면 허접한 물건이라 할 진대, 이것을 주고 논을 사온 것이다. 논의 매매도 물물교환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여기 나오는 물품은 모두 소위 말하는 선물로 사족들끼리 주고 받는 물품들이다. 사족들이 주고받는 선물이란 그냥 성의의 표현이 아니라 주고 받는 사람들끼리는 명확히 이게 얼마짜리다, 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있었음을 뜻한다. 그러니 위 물건들로도 논을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흔히 조선시대는 상품화폐로 옷감과 쌀로만 거래한 것으로 아는데.. 2026. 9. 26.
불교에 대한 의문, 집안마다 따로 있는 사찰 뭐 불교에 대한 필자의 인식은 높지 않으니 그걸 감안하고 봐주기 바란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일기를 보면, 이런 장면이 많이 나온다. 어느 집안 영당을 한 절에 위탁하였는데, 이 절은 이 집안 조상들 영당을 차려 놓고 명복을 빌어주는 대신에, 여러 가지 잔 심부름도 하고, 양반은 그 절과 사실상 경제공동체와 같은 모습을 보인단 말이다. 이 시점은 16세기 이미 척불론은 물론이고, 주자가례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던 시점이었는데도 이렇다. 그리고 절에서 이것저것 그 양반들한테 바치러 내려 오면보답 삼아 양반은 스님들한테 밥도 먹이고 술 한 상 대접해서 돌려보내는 것이다. 이런 모습의 절이 과연, 조선시대 들어와서 척불론 때문에 불교가 타락하여 벌어진 현상이었을까, 그게 아니라 고려시대, 신라시대까지도 올라가면 .. 2026.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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