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를 본 뒤 부산댁과의 만담 / 열린수장고? 개방형수장고? 보이는 수장고?

대전에 놀러온 부산댁 덕분에 내가 일하는 공간 아주 지척에 미술관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 바로 뒤에 대전시립미술관이 있다. 쉬는 날, 회사 근처에 얼씬도 안 한다는 신조로 살지만, 부산댁이 원한다면 뭐 사무실이라도 구경시켜 줄 수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가 2022년 개관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게을러 이제야 가보았다.

이제는 이런 열린수장고 개념 전시가 많아 낯설지는 않다.

미러볼 같은 열린수장고 건물에 비친 모습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건물은 마치 미러볼 같다. 빛에 따라 건물색이 다양하게 바뀌어 보인다.

저 큐브 형태 건물에 들어가면, 엘레베이터가 있고 지하로 내려가면 열린수장고 전시가 펼쳐 진다.

내가 ‘열린수장고 전시’ 라고 하였듯 나는 이곳이 관람객들에게 보여준다는 개념으로 ‘전시’로 인식 하고 있다.

인포메이션

전시 모습 일부

전시 모습 일부

외관만큼 전시 공간이 임팩트 있지는 않았다. 전시가 임팩트가 강할 필요는 없겠지만, 미술관 수장고를 봤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전시를 봤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물론, 미술 그리고 미술관에 관심이 덜한 개인 취향도 있을 것이다. 전시를 보고 돌아오며 부산댁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백남준이 제작한 프랙탈 거북선

나 : 저 큐브(열린수장고 건물)가 너무 작지 않아요? 작아서 더 눈에 보이는 건가? 아무튼 빛에 따라 달라지는 건 재밌어요.

부산댁 : 네. 좋은데 저도 좀 좁고 작게 느껴졌어요. 차라리 인포메이션 로비 공간을 1층으로 두고 지하 전시 공간이 더 넓어도 좋을 것 같았는데. 전시 공간이 협소했어요.

나 : 네네. 그런데, 열린 수장고, 개방형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 개념이 조금씩 다른 거죠? 뭔가 제가 느끼기에 내가 수장고 라는 공간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보면 개방형 수장고>열린 수장고>보이는 수장고 이 느낌이거든요.ㅋㅋㅋ 어때요 쌤은?

부산댁 : 음~~~네. 개방형 수장고 전시라고 명명한 곳을 둘러 보았을 때는 저도 비슷해요. 보이는 수장고가 가장 소극적인 느낌이랄까. 수장고에 통유리만 달아 보이게 하면 보이는 수장고 아닌가요…ㅎㅎㅎㅎ

나 : 저도 동의. ㅋㅋㅋ개방형 수장고라고 명명한 전시 중 어디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부산댁 : 저는 국립청주미술관이요. 내가 직접 미술관 수장고를 본다는 느낌을 받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명확하게 이 공간을 관람객에게 보여준다는 게 느껴졌어요. 수장고 개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작품에 대한 설명 방식 덕분에요.

나 : 오! 저도 국립청주미술관이요! 맞아요. 저도 비슷하게 느꼈어요. 아무나 들어 갈 수 없는 미술관 수장고에 들어 왔다는 느낌을 받아서 왠지 재밌었어요.

시간대별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게 하고, 일부 제한적인 요소들을 두는 거요!! 약간 변태스러울 수도 있는데 이런 제한적인 요소들 덕분에 오히려 더 집중되었던 것 같아요. ‘수장고 역시 아무렇게나 들어가는 공간 아니지~~’ 하면서요. ㅎㅎㅎ

부산댁 : ㅋㅋㅋ 뭐야.

나 : 아무튼… 저는 개방형수장고 전시라고 했을 때 이제 많은 기대가 안돼요. 저한테는 더 자극적인게 필요해요.ㅋㅋㅋㅋ

부산댁 : 아! 아마도 수장고를 알아서 그런게 아닐까요? 이쪽 분야를 모르는 일반관람객이라면 이정도여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나 : 음.. 그런가요? 모르겠당…. 다시 한번 국내 개방형 수장고라고 명명한 곳을 둘러 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국외…도? ㅋㅋ

부산댁 : 선생님… 논문이나 써요… 언제 졸업하려고요.

나 : 넵….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개관 포스터

그렇다고 하옵니다.

대전시립미술관 설날 당일(1.22)은 후관이라고 하니, 방문하실 때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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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 둔산대공원

대전시립미술관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