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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서평] 김창일의 물고기 인문학을 읽고서 by 이한용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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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있었으면 나 역시 서평이랍시고 독후감 영역을 벗어나긴 힘들겠지만 그런 후가를 썼을 것이다.

그런 시간은 귀국하는 내년으로 미루기로 하고 대신 이와 관련해 인용할 만한 다른 이 글을 전재한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이 꼼꼼이 읽은 듯 글 역시 알차다.





오늘 사릉이디야 일요독서모임에서는 [물고기 인문학. 김창일 지음]을 읽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김창일이 김창일 했다' 라고 하겠다.

어젯밤에 이 책을 다 읽고 오늘 독서모임 포스팅 시작 한마디를 뭐라고 써야 할까 누워서 고민하다가

거의 잠들 무렵에 '김창일이 김창일 했구먼' 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좀 식상한 표현이지만 대체 불가능한 한마디였다.

'물 만난 해양민속학자'를 부제처럼 적어 놓았지만 이 책 원제는  '물 만난 해양민속학자의 물고기 인문학'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선 해양민속학자라는 단어가 눈에 띄면서 이 책의 정체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의 부제격인 '기록하는 자의 발로 뛰는 갯마을 탐구'는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온몸으로 뛰는' 이 더 어울려 보였다.

저자 김창일 작가는 당근 페친이시고 물론 책이 깔리자 마자 구입해서 두어 번에 나누어서 읽었다.

400여 페이지에 달하고 워낙 재밌는 글과 사진도 많아 지난 주 중국행에도 동행했지만 후다닥 읽어 내지는 못했다.

생선가시 발라먹듯이 야금야금 읽어 냈다고나 할까 ?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두 다리로 뛰는 사람은 역시 당할 수 가 없구나 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한껏 멋진 자세로 바닷가에 걸터 앉아 있는 저자 사진 캡션의 "좋은 기록은 두 다리로 하는 것이다" 라는 카피가 더욱 눈과 마음에 새겨졌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되돌아 보아도 머리가 먼저 좋아 진 게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해 부지런히 두 다리로 돌아 다니다 보니 두 다리가 튼튼해지고 머리까지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책 '물고기 인문학'이 그 증거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물고기에 대한 여러 가지 일반 상식은 물론 우리 바다와 그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냉철한 현실적 상황 판단이 함께 잘 버무려져 있다.

저자가 왜 일반 강연은 물론 해양관련 정부 기관에서도 유명 강사로 대접받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암튼 과학계가 '이정모'를 보유했다면 우리 박물관계에는 '김창일'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 검색을 여러 번 했다.

'외롭지 않으면 섬이 아니다' 라고 노래한 어느 시인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어느 시인이 누굴까 검색해 보았는데

블로그에서 시를 연재하시는 분의 필명 정도의 정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썩어도 준치' 가 나올 때는 '준치' 맛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 오랫동안 검색해 보았는데 '준치'가 대단한 맛은 아닐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함 먹어는 보고 싶다 ' 준치' .

제주도 '준치'도.

"킹크랩은 거무튀튀 하고 지저분한 것을 고르라.

깨끗한 건 탈피한지 얼마 안 된 것일 수도.."

"해무에 갇혀 방향을 잃었다면 갯벌에 새겨진 물결 자국의 직각 방향으로 걸어라. 육지를 만날 것이다."

나이 탓일 확률이 매우 높지만 파독 간호사님들이 '로투스 블루메' 라고 불렸다는 사연과 제주도 남쪽 바다로 향하는 100여 척 대형 선망어선 사진을 접하는 대목에서는 눈물이 아주 살짝.....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다른 감상 하나는 바로 김창일 작가가 현직 박물관 학예사 신분으로 1년씩 장기 해양민속조사를 여러 차례 쭉 ~ 수행했다는 점이었다.

물론 본인 의지와 역량이 중요했겠지만 '잡일'도 시켜야 하는 해당 기관 (국립민속박물관)으로서는 아주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국립민속박물관의 우직한 행보에 감사의 큰 박수를 보내며 장기 과제의 결과물을 이처럼 훌륭하게 펼쳐낸 김창일 작가의 뚝심에도 경의를 표한다.

이 책 에필로그에 김창일 작가 현지조사 장면이 생동감 있는 사진으로 등장하지만

본문에 등장하는 작은 사진들에서 '연구자 김창일' 이 아닌 '인간 김창일'의 찐 냄새를 맡을 수 있었기에 포스팅에 몇 장을 올린다.

몸이 실하다.




언젠가는 김창일 작가와 술 한잔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때 김창일 작가가 좋아하는 독도새우를 팍팍 주문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사서 읽으셨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내 스케쥴표에 메모된 것은 '연대만지도 지겟길' 이다. 백섬백길 이라니..

#사릉이디야일요독서모임 #물고기인문학 #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HUMANand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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