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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646

응도당凝道堂 예전에 필명으로 응도당이라는 이름을 썼더니누가 호냐고 물어보던데, 필자는 호 같은 거 필요 없는 사람이다. 이름 석자 알리기도 바쁜 판에 뭐하러 두 번째 이름을 지어 붙이고 복잡하게 하겠는가. 필자는 21세기 한국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조선시대 선비 흉내는 낼 생각도 없고 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방에는 이 글씨 응도당이라는 것이 사진으로 뽑아서 하나 붙어 있는데, 원래 돈암서원에 붙어 있는 당호이고, 송시열이 썼다는데 정말인지는 모르겠다. 응도라는 것은 아마 주자학 사대부들은 전혀 다른 의미로 썼을 터인데, 필자는 이를 글쓸 때 마지막에 쥐어짜며 퇴고하는 과정으로 현대식으로 풀어 쓴다. 글을 쓰건 논문을 쓰건 책을 쓰건 간에마지막 퇴고 과정은 정말 사람 할 짓이 못된다. AI가 앞으로.. 2025. 12. 4.
일제강점기 36년은 동일한 시기가 아니다 이건 필자도 조금 더 검토해 보아야 하는 이야기이긴 한데, 우리는 흔히 일제 36년, 혹은 일제강점기 36년이라 하지만, 이 36년이란 세월이 동일하게 규정되어질 그런 성격의 시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1910년 국치부터 1919년 삼일운동까지를 한 획기로 볼 수 있겠고,1919년 부터 20년대, 그리고 30년대 초반까지는 이른바 전간기로 이 시기는 그 전과 그 이후와는 달리 봐야 하는 시기이다. 30년대 중반, 일본에서도 좌파를 완전히 격멸하고 좌파 지식인에 대한 강제 전향이 이루어지는 등 파시즘 징후가 농후해지는데,이 시기 이전, 즉 20년대와 30년대 초반은 그 이전 이후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야 하는 시기다. 이것을 모두 무시해 버리고 일제 36년을 통으로 하나로 보고 이야기를 하니, 우리.. 2025. 12. 4.
왜 한국은 논쟁 같은 논쟁이 없는가 한국도 논쟁 같은 논쟁이 벌어질 뻔하다가 흐지부지된 것이 필자 기억만으로도 몇 있다. 첫째는 필자가 대학시절 요란하게 벌인소위 사회구성체 논쟁. 요란하게 판이 벌어져 당시 구라로는 자신 있다는 사람 거의 대부분이 참전했고필자 기억으로 두꺼운 책 네 권이 나왔던 것으로 아는데 그 후 결론도 없이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그때 이 논쟁에서 요란하게 떠들던 분들에게 질문 드리면그래서 결론이 도대체 뭐라는 것인지. 이렇게 하다 말 것 같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기를 권한다. 둘째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 논쟁.이건 논쟁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것이 양쪽에서 주장하는 바 책을 필자도 두 권 다 사서 구해 보았는데책에서 주장하는 디테일에 비해 목소리가 너무 높아책을 보는 순간 이건 논쟁으로 갈 것 같지가 않았다.. 2025. 12. 4.
호적 이야기를 하면 돌아오는 반응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조선시대 호적 이야기까지 할 때가 있는데, 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듣는 분들 반응이 대개 일정하다. 처음에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 모두 흥미로와한다. 조선시대 족보에 가짜가 많다. 조선시대에는 노비가 그렇게 많았다더라, 이 정도 이야기는 요즘도 사람들이 다 아는지라, 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처음에는 매우 흥미로와 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좀 더 진행하여 어떻게 조선시대 사람들이 족보를 위조하는지, 어떻게 가짜 족보에 올린 자기 조상들을 대대로 벼슬 받은 양반으로 둔갑시키는지그 방법을 호적 이야기를 섞어 이야기하면, 돌아오는 반응이 영 불편해지며, 이야기가 18세기 초반까지도 우리나라 당시 노비의 숫자가 그때까지도 무려 전체 인구 절반이 넘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 백프로 .. 2025. 12. 3.
자본주의 맹아론, 그 궁금한 점 한 가지 17-18세기 자본주의 맹아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조선시대 호적을 봤을까 안 봤을까. 그 시대 호적이 그 모양인 걸 알면서도 그 시대에 자본주의 맹아가 있었다고 주장한 걸까아니면 호적 따위는 보지도 않고 자본주의 맹아가 있었다고 이야기한 걸까. 호적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노비 이름 행렬을 보면 첫 번째 반응은 충격 두 번째 반응은 배신감이다. 노비가 이렇게 많은 나라에 자본주의 맹아? 그런 생각이 든 후에 첫 번째 생각은, 이걸 알고도 자본주의 맹아를 말했나 하는 의문. 몰랐다면 그나마 모르겠지만, 알고도 그랬다면 문제 아닌가? 그 다음부터는 필자의 경우,17-18세기 자본주의 맹아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아예 이야기를 섞지를 않는 습관이 생겼다. 2025. 12. 2.
미세사와 일기 사학이라고 하지만, 미세사와 일기를 들여다 보는 사학이 대단하다고들 하지만, 다른 것 있겠는가?조선시대 김부장 이야기 들어주는 것, 그것이 미세사이고 일기 사학이 아니겠는가. 조선시대 일기. 조선시대 일차 사료인 당시 관료들의 보고서. 읽다보면 내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와 구한말의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이야기였던가 알게된다. 내가 보기엔 구한말의 역사를 민중의 역사이자농민항쟁의 역사라고 주장했던 사람들,대부분 조선시대 일기나 일차 사료 통독하여 읽지도 않았다. 대충 그렇거니 생각하고 일차사료 이리저리 꿰맞춰 이야기 했을 거라 생각하는 바, 왜 그런가 하면, 그걸 통독했다면 결론이 그리 나올 리가 없기 때문이다. *** [편집자주] *** 한때 저쪽 서구 역사학 영향 아래 미시사라는 역사학이 유행하고, 그걸 흉내.. 202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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