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390 에마키의 길, 인쇄의 길 에도시대 목판인쇄가 일본에서도 본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일본과 우리나라 책의 모양이 뚜렷이 구분되니 일본의 에마키絵巻와 한국의 인쇄다. 에마키는 보기에 정성스럽다. 화려의 극을 달린다. 박물관에 전시 해 놓으면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다.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반면에 인쇄물은 목판이건 금속활자이건 간에박물관 조명을 받아 놓으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어찌 보면 목판으로 금속활자로 찍어낸 책이라는 것이 보는 것이 목적이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에마키나 인쇄물을 독서 소비층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본다면, 과연 어느 쪽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가 닿겠는가. 필자가 보기엔 우리나라 박물관 도록이나 자료집 중에는에마키의 길을 걸으면 안되는 것인데도 에마키처럼 출판되는 것이 있다. 에마키의 .. 2025. 12. 31. 호화로운 책은 어디에서 소비될까? 간단히 몇 마디만 쓸까 한다. 어차피 필자는 지금까지 해온 일을 정리하는 입장에 있으므로 필자와 무관한 분야 일에 많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다만 앞서 쓴 호화장정에 대해 몇 마디만 써보겠다. 현재 전세계에서 고고학 관련 보고서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출판사가 아마도 Archaeopress일 텐데여기서 몇 차례 책을 내 본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여기 보고서는 절대로 호화롭지 않다. 책의 표지도 소프트커버이고, 종이도 무거운 재질의 종이가 아니다. 국내의 화려한 보고서와 비교하면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출판사에서 보고서가 한 번 나오면 그 다음날에 전 세계 웬만한 도서관에서는 전부 검색이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인 국면에서 이러한 소비판도는 정말 중요하다. 이.. 2025. 12. 31. 도록을 조금만 가볍게 만들어 주세요 요즘 박물관 도록을 보면 감탄 스러울 정도로 잘 만든 책들이 많아서 언젠가는 다시 꼭 볼것 같아서 가지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할만한 도록도 많은데, 도록이 너무 무겁고 크기가 크다. 조금만 작게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 요즘 도록이나 책이 너무 두껍고 무거워 책장에 두기 벅찰 정도이고, 보관에 힘겨울 정도인 호화장정이 많아 조금만 가볍게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연전에 국립민속박물관의 조기 명태 멸치나 서울 역박의 낙이망우 같은 책은딱 손에 들어오는 문고판 크기였는데이 정도 크기가 정말 좋다. 독자의 입장에서 좀 써본다. 2025. 12. 30. 총균쇠를 다시 권하며 최근 필자는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의 총균쇠Guns, Germs, and Steel를 다시 읽고 있는 바, 이 책은 현재의 고고과학연구의 트랜드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인류학과 동물고고학, 환경고고학을 가지고 이 책을 엮어 냈는데, 당시 이런 내용의 대중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풀리쳐 상을 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매우 전문적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초판 출판 년도가 1997년인데 지금부터 무려 30년 전인데, 이 정도 수준의 역사적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필자는지금 필자가 가지고 있는 부분의 많은 내용이 다이아몬드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 2025. 12. 30. 조선시대 선비는 노비와 토지가 만든다 이 평범한 사실을 우리는 잊는다. 조선시대 선비를 만나는 것은 왕조의 기록, 야사 등 사기록물들, 그리고 문집 등을 통해 주로 만나는 탓에, 그 기록에 남아 있을 리가 없는 노비나 토지를 우리는 가끔 잊는다. 조선시대 선비는 성리학이나 명분이 만든 것이 아니라, 노비와 토지가 만들었다. 성리학이나 명분이 없이도 선비는 살 수 있지만, 노비와 토지 없이는 못사는 것이 조선시대의 이들이다. 이 평범한 사실을 우리는 잊고 조선시대 역사를 대한다. 조선시대 오백년 동안 내내 나라를 괴롭힌 위기론의 정체도 결국은 노비와 토지 때문에 나온 것이고, 조선사회의 해체도 역시 선비들의 경제적 기초였던 노비와 토지 농장들이 해체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족보에도 노비나 토지는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지만, 노비에 대해서만큼.. 2025. 12. 30. 왕조의 재정과 종친 이건 아직 필자가 확증하여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조선시대에 대한 인식에서 종친에 대해서는 그 경제적 지분에 대해서는 과소평가되어 있다. 조선시대사가 당쟁 중심의 정치사, 성리학 도통을 중심한 학맥사에 집중하다 보니 조선이라는 나라가 여러 성이 경합한 다양화한 사회라고 보기 쉬운데, 필자가 대략이라도 본 바로는 경제적으로나 뭐로나 종친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가 없다. 조선시대에 종친은 출사가 금지되어 정치적 발언이 위축된 탓에 이들의 경제적 비중까지 잊기 쉬운데실제로 이들은 조선시대 초기와 중기까지 정부의 재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조선은 왕족에서 갈려 나가면 적자는 물론 서자까지도 관리하며몇 대 동안 출사하는 대신 소위 품위유지를 법적으로 해주고 있는 상황이.. 2025. 12. 30. 이전 1 2 3 4 ··· 39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