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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420

구한말 노비해방과 그에서도 살아남은 노비제 우리나라 공노비 해방은 1800년 순조 원년이지만노비제도 자체의 폐지는 갑오경장인가 그러니 구한말인 셈이다. 그런데 노비는 갑오경장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그 증거로 곰씹어 볼 만한 내용이 바로, 몇몇 집안의 이야기에 따라 나오는, 20세기 초반에 집안에 있는 노비를 해방시키는 시키는 스토리이다. 이 스토리가 자못 황당하여 갑오경장에 노비제는 폐지이니 당연히 집에 있는 노비는 주인이 풀어주건 말건 할 것 없이 노비는 해방이 이미 되었을 터인데무슨 해방을 주인이 또 해준다는 말인가? 이 19세기 말의 노비의 실상을 당시의 호적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우리나라는 이 당시 집집마다 소농민화가 격렬히 진행되어한 집당 호주와 와이프, 그리고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이전과는 달리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노비는 잘.. 2025. 11. 17.
가난을 모르고는 이해가 힘든 한국문명 한국은 어쨌건 문명의 벽두 이래 수천년을 거치며 버텨오다가 21세기인 오늘, 어쨌건 잘 사는 나라, 문화로도 밀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었으니 성공적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문명의 특징 중 가장 큰 것이 결국 "가난"인지라, 가난하다 보니 주변 국가보다 남은 것이 많지 않아, 우리 문화는 "잘 생각해 보면 보인다"라고 할 만한안 보이지만 있다는 일종의 유령문화의 경지에까지 올라있으니,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없는 것을 있다고 이야기하지 말라. 잘 나간다고 할 때 가난한 시절을 잊지 말라. 부자가 되었을 때 못살던 시절을휘황하게 치장하지 말라. 풍족할수록 배고플 때를 잊지 말라. 가진 문화가 휘황찬란하지 않다 해도 있는 그대로 후세에게 보여줘라. 그 솔직함이 우리 .. 2025. 11. 17.
[연구소식] 연구자한테 대담집이란? 고고학과 인문학에서 이름 대면 알 만한 일본 출판사에서 고병리의 현황과 미래 관련하여 필자의 일본 카운터 파트 교수와 함께 대담집을 내는 것은 어떤지 협의 중이다. 필자의 60 넘어가는 지점에서 한 번쯤 이런 식의 정리도 괜찮을 것 같아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아마 실제로 진행이 된다면 2년, 혹은 3년 후에나 나오지 않을까?대담집이라는 것이 그렇다. 논문이나 학술서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부분도 자유롭게 이야기가 가능한 부분이 있어, 정말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기회에고병리와 인류의 삶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조금 과감히 이야기해 볼 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언설의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전혀 기대치 않은 기회가 주어질 듯해서 기쁘다. 2025. 11. 17.
이제 필자의 글에서 중심에 놓일 "노년의 연구" 이제 이 블로그에는 필자가 그동안 한 작업 여담은 거의 다 올려놓지 않았나 싶다. 물론 앞으로도 생각나는 대로 계속 업데이트할 것이고, 또 새로운 연구에 대한 소식도 있을 것이니 계속 필자의 글은 있겠지만, 회고담으로서의 글은 거의 다 올려놓은 것 같다. 이 블로그에 글을 써갈수록 "노년의 연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대개 필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연구를 마무리하거나 아니면 억지로 연장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어떤 모습의 노년의 연구가 좋을 것인지, 그리고 그 연구에서 드는 여러 가지 생각은, 오희문 선생이 쇄미록 쓰듯이 적어 나갈 생각이다. 젊고 대단한 연구자의 회고록은 이미 많으니, 60을 넘어 인생의 후반기로 들어가는 이의 연구 노트가 하나쯤 있다 해서 나쁘지는 않으리라. 2025. 11. 16.
조선시대 검안서류의 의학적 분석에 대한 전망 조선시대 검안서류에 대한 의학적 분석을필자 60 이후의 과업의 한 기둥으로 삼고자 한다는 이야기는 했었다.이 작업을 준비하면서 몇 차례 연구성과를 해외 학회에 포스팅하여 간을 봤는데, 이건 된다. 검안서류에 대한 의학적 분석에 대한 반응을 보면,이건 틀림없이 된다. 필자가 느끼기에 처음 조선시대 미라를 시작했을 때보다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 이 작업을 15년 정도 계속 하면아마 조선시대 미라나, 고고기생충 정도의 업적을 남길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연구가 어떤 기존 연구분야의 연구 영역에도 잘 안 맞는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미라는 고병리학회라도 나가 발표를 하고 인류학과 생물학 전반이 앞마당이나 다름 없었고고기생충학도 기생충학이라는 뒷배가 있었지만이 조선시대 검안서류 연구는 그런 뒷배가 없다. 그.. 2025. 11. 16.
조선시대 문집은 족보와 같다 조선시대 문집 국역은 지금까지 많이 이루어졌다고 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이루어진 문집 국역에서는 이렇다 할 이차 연구가 많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아니면 이름도 모르는 일기도 수백 수쳔 편 이차 저작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왜 그런가. 문집을 연구하는 분들이 능력이 안 되서 그런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문집에는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송시열의 송자대전은 넘아 있는 권수만 200권에 육박하는 거질인데, 송자대전에서 뭐 하나 제대로 된 연구가 나온 것이 있는가.수준이 높아서 이해를 못 하는 것일까 아니면우리가 게을러서 일까.필자는 역사학자도 인문학자도 아니므로, 마치 지나가는 임금님을 보고 순진하게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어린아이 심정으로 이야기해 본다면, 애초에 그 안에는 아무것.. 2025.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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