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469 유교에서 족보도 없는 이야기 청금록 (3) 불법 권력장부 쉽게 말해서 호적이라는 것이 국가가 만든 주민등록부라면 청금록이란 나 정도 되야 양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모여 따로 만든 Who is who, 명사록 정도 된다는 말이다. 당연히 호적에는 번듯이 유학, 업무, 업유라 적힌 이들도 청금록에는 못 실리는 이가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사학계는 청금록 정도 실려야 양반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필자가 보기에는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런 시각이 과연 옳은 것인가. 그렇게 본다면 "오만과 편견"에서 보이는 주인공 베냇 집안은 젠트리인가 아닌가. 당연히 전통의 명가 다아시 집안에서 보자면 근본도 없는 집안이지만 100년만 지나보면 다아시나 베넷이나 결국 젠트리에서 뒤섞이지 않았겠는가. 각설하고, 이 청금록이라는 것은 단순한 신사명부가 아니라, 일종의.. 2025. 12. 9. 유교에서 족보도 없는 이야기 청금록 (2) 유학모칭자들이 두려운 기성 양반들 물론 청금록靑衿錄이라 하면 향적, 유적, 향안 등 다양한 이름으로 기록에 나오는데 그 기원을 따지자면 최소한 조선시대 전기까지도 올라가며원래는 향촌 사회의 유생의 장부로 단순한 성격의 기록물이었던 것이 조선후기가 되면서 각종 권위와 이권이 섞이면서 성격에 큰 변화플 겪은 것으로 안다. 이 청금록은 호적에 유학이라 기재되어 있더라도정작 청금록에는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집안이 많다. 그 동네에서 전통적인 양반의 씨, 유학을 호적에 붙이는 정도로는 들어갈 수 없고, 그래도 우리 정도는 되야 양반이라는 사람들끼리 모여 향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선후기에 들어오면 향촌사회에서 이전에도 썼지만 소위 "놀고먹는자들"이 줄줄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임란 이전까지만 해도 극히 소수이던 양반들이 17세기 이후부.. 2025. 12. 9. 유교에서 족보도 없는 이야기 청금록 (1) 구별을 위한 표식 우리나라 족보보다는 사료적 가치는 당연히 호적이 한참 위다. 족보는 믿을 수가 없다. 완전히 구라인 것도 있겠지만일정 정도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경우에도 교묘하게 자기 위주의 서술을 해 놓아서 이 사람들이 당시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족보로는 전혀 알 수 없다. 당연히 제3자인 당시의 관청에 의해 유지된 공식 기록인 3년마다 작성한 식년 호적의 기록이 1급 사료다. 호적이 남아 있다면 족보는 발 붙일 자리가 없다는 것은 그 뜻이다. 호적이 없으면 족보의 문제점을 살필 방법은 20세기 이전 출판된 족보 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이것도 16, 17 세기 족보면 모를까19세기 말이 되면 이미 현대 대동보 골격이 다 갖추어져서 족보끼리의 대조만으로는 위조 여부를 판별하기 극히 어렵다. 이야기가 처음부터 옆으로 샜는데.. 2025. 12. 9. 영어-일본어 논문에 이제 한국논문은 한글로 인용을 달아야 필자는 처음 고고과학 논문이 2003년에 나간 이래 지금까지 한국 논문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완전히 어거지로 영어 번역해서 실어 놓았다. 그 이유는 일단 학술지에서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었다. 임시방편으로 한국말로 발음 나는대로 영어로 써서 달아 놓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런 짓을 계속 해야 하는지는 항상 의문이었다. 필자가 생각컨데, 최근 몇년간 필자는 한국논문의 경우 한국 폰트로 그대로 인용문헌을 다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요즘은 가능하다. 영어로 논문을 쓰는 경우 한국논문은 한국어 그대로 인용을 달기를 권한다. 따지고 보면 이것이 독자에게도 편한 것이 어차피 한국어 논문은 한국어를 못하면 읽지도 못하는 판이니 결국 한국어로 달아줘야 그 논문 찾기가 더 쉽다. 세상이 빨리 바뀌어 요즘 한글은 사람들이 친숙.. 2025. 12. 9. 야요이인과 함께 열도로 들어간 결핵 결핵은 설명하기 간단치 않다. 고대 DNA연구도 한때 가장 많이 진행된 것이 결핵이었다. 특히 결핵은 아직 의학-임상의학 분야에서도 그 덩치가 큰 감염병이기 때문에 유전학적 연구가 상당히 많이 진행되어있다. 현대인의 질병에서나 고대인의 질병에서나 만만찮은 연구가 되어 있는 것이 결핵이라 하겠다. 결핵의 기원은 아주 오래되었지만 실제로 인류사회에서 창궐한 것은 도시화가 어느 정도 진행해 인구밀도가 올라가면서부터라고 생각하고, 최소한 많지 않은 사람이 서로 고립되어 떠돌며 생활하던 수렵채집 시대보다는 정착 농경시대에 감염자가 더 많았던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결핵은 대륙, 구체적으로는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 도작 농경이 들어가면서부터다. 우리나라에서는 늑도에.. 2025. 12. 8. 몇 마디 나눠 보면 알게 되는 상대의 내공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소위 연구를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몇 마디만 나눠 보면 상대방 수준을 안다. 검술의 대가들이 칼만 맞대봐도 상대의 실력을 안다던가. 나와야 할 말은 대개 진지하게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논문 평을 시켜 보면 거의 다 나온다. 집단지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기도 한데, 이런 소위 내공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경험에 비례한다. 젊었을 때에는 한 편이라도 더 논문을 쓰고, 투고하고, 떨지고, 또 한 편이라도 더 교정을 봐야 한다.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가면 대개 논문의 대략만 봐도 견적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도가 되려면 무조건 20대, 30대는 논문 쓰면서 밤낮을 보내야 한다. 한편이라도 더 쓰고 한 편이라도 더 평.. 2025. 12. 8. 이전 1 2 3 4 ··· 7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