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490 현실세계의 士, 이상세계의 士 일본의 사무라이에 해당하는 계층이 바로 한국의 사대부, 선비들이라 할 수 있는데이 두 계급은 서로 간에 닮은 모습이 많다. 아마도 역사적으로 분화되어 성립되는 기원이 비슷해서일 수도 있고, 에도시대 들어오면서 부터는 양국이 유교에 기반한 士族層이 성립하여, 정신적으로도 많이 유사해졌다. 우리는 일본의 할복을 특이하게 보지만, 사실 왕이 선비에게 죽음을 내리는 사약을 보면 그 정신은 결국동아시아 士族 특유의 刑不上大夫, 禮不下庶人에 기인하는 것을 알게 된다. 사족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자살을 내리는 것으로 퉁치는 것이다. 이처럼 양국의 사족은 유교적 젠트리라고 할까, 강렬한 사명감과 자존심에 기반하고 있다고 하지만막상 이 사족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들을 보면,조선에는 누대 양반 가문, 일본에서는 상급.. 2025. 12. 16. 에도 막부 최후의 전쟁(3): 쿄토수호직京都守護職 에도 막부의 말년은 다른 무가정권 막부의 최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막부가 전국 무장들간의 싸움, 혹은 덴노가 이끄는 조정과의 싸움에 의해 최후를 맞는 이전 정권과는 달리에도 막부는 그 최후의 단계에서 쿄토로 몰려든 낭인들 간의 극렬한 칼부림이 이어졌고이 무질서가 결국 확대되어 메이지유신까지 치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메이지 유신의 전야에는 일본 전역에서 번을 탈주하여 소위 도막근왕운동을 하는 낭인들이 대규모로 발생했는데이들은 상당수가 하급무사의 차남 이하로 상속 받을 재산이 많지 않거나, 부유한 농민 집안의 사무라이 흉내를 내는 이들이었다. 이들이 한편으로는 막부편, 또 다른 편으로는 반막부편이 되어 서로간에 극렬한 칼부림이 수도 쿄토를 중심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덴노가 있는 쿄.. 2025. 12. 16. 개와 염소는 대체재인가? 동물고고학에서는 닭과 꿩은 대체재이며, 돼지와 사슴이 대체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슴뼈가 줄어들면 돼지뼈가 더 많이 발견되며사슴뼈가 많이 나오는 곳에서는 돼지뼈가 적다. 최근 개고기 식용이 금지되면서 염소 고기값이 무려 10배가 뛰었다고 한다. 개고기 대체재가 염소고기가 되는 셈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양과 염소의 육고기 소비가 전통시대 많지 않았던 듯 한데, 개고기 때문일까? 요즘 개고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염소고기 수요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문득 생각이 들어 글을 남겨 둔다. 2025. 12. 16. 농어회 쇄미록을 보면 주인공이 민물생선만 잡으면 겨자를 곁들여 회를 쳐서 먹는 바, 생선 구이보다 훨씬 많이 나오는 것이 조선시대 생선 회이다. 이백의 시를 보면, 霜落荊門江樹空, 布帆無恙掛秋風。 此行不為鱸魚鱠, 自愛名山入剡中。 이라 하니, 이백도 평소 즐기던 것이 농어회였다는 것을 알겠다. 아마 당나라 때도 농어를 민물에서 잡아 회를 쳐서 즐겨 먹곤 했던 모양으로민물 생선을 잡으면 회를 쳐서 먹는 것이 비단 조선시대의 일만은 아니었던가 보다. 따지고 보면 소동파의 후적벽부에도거구세린, 농어를 잡아 술안주 삼는 부분이 나오는데이것도 우리가 농어를 잡아 구워먹었으려니 생각해서 그렇지, 후적벽부 어디에도 구이를 해서 먹었다는 이야기는 없다. 후적벽부의 소동파도 회를 쳐서 먹었을지도 모른다. 김득신의 유명한 강상.. 2025. 12. 15. 미라 연구의 여담 조선시대 미라 단행본이 이제 출판 막바지로 가고 있다. 교정쇄 검토가 거의 끝나 조만간 출간되리라 본다. 출간이 되면 한 번 더 소개를 할 기회를 갖기로 하고-. 필자의 미라 연구는 대미를 장식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블로그에 연재하는 바 동아시아 미라에 대해서는 문헌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그 연원과 현황을 좀 더 짚어 보려 한다. 이전처럼 자연과학적 툴을 가지고 하는 작업은 아니고, 아마도 이 블로그에 연재한 내용 정도의 이야기를 동아시아에 대해 계속 하고자 하는 것이다. 성과물은 정기적으로 학술지에 종설로 내보내고, 종내에는 영어로 활자화할 생각이다. 이것 역시 60 이후 필자의 마지막 작업 버킷 리스트의 하나가 될 예정. 2025. 12. 15. 에도 막부 최후의 전쟁(2): 기대도 않던 동북지역의 저항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막부가 초반에 무너진 것은 당시 마지막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徳川慶喜가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도주하여 은거하며 신정부군에 공순恭順(공손히 따름)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컸다. 그렇지 않아도 천황을 끼고 전쟁을 시작한 신정부군에 쇼군까지 저런다면 그쪽에 맞서면 꼼짝없이 역적이 될 판이라 막부군은 개전이래 줄곧 밀렸고 에도까지 쉽게 내주었다. 그 즈음에서 전쟁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저항의 의외의 곳에서 왔다. 원래 일본 열도 동북지역은 당초에도 막부가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도자마 번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이들이 에도까지 점거를 끝내고 북상하는 신정부군을 막아 선 것이다. 이 동북지역 번蕃들은 사실상 서일본이 완전히 신정부군에 떨어진 와중에 그 지역 일대의 번들이 규합되어 오우에쓰 열번동맹奥.. 2025. 12. 14. 이전 1 2 3 4 ··· 8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