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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다른 삶에 대하여

열에 아홉은 예측 못하는 정년 이후의 삶

by 초야잠필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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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장께서 쓰신 글이 있어 조금 부연해 보면, 

대개 정년 이후의 인생은 열에 아홉은 정확히 인지를 못하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머리는 인지하지만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알고 있지만 하던 일을 반복하다 보니 내일모레가 정년이네, 라는 경우도 있다. 

주변에 보면, 

대개 느닷없이 정년을 맞아 학교 밖으로 밀려나

곤혹스런 상황을 맞는 분 열의 아홉은

인생을 열심히 사시던 분들이다. 

열심히 살다 보니 하루하루 일하기 바빠 정년 이후의 인생은 계획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정년이 되면 하던 연구실도 정지, 

연구비도 정지, 

마치 장난감을 뺏긴 어린이 같은 모양이라고 해야 할까, 

어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원래 여유있게 살던 분들은 그런 경우가 오히려 덜한데 

매일 바쁘게 연구하던 분들이 이런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필자가 말하는 정년의 준비란, 

정년 후에 빵집이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니 빵 만드는 기술이라도 배워두라는 그런 뜻이 아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연구, 공부

이것도 그 후에는 못할 수 있다. 

당장 필자가 지난 수십 년간 해오던 연구 태반이 실험실에서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사라지면 당장 무슨 연구에 공부를 할 것인가? 

필자가 대학교 그 후를 시물레이션 해 보니, 

99.99퍼센트 확률로 연구고 나발이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방법은? 

판을 새로 짜는 것이다.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면 판을 새로 짜라. 

그것이 안 되면, 

정년을 좀 연장해 달라고 주변에 징징거리게 되거나, 

노상 하던 이야기 학회에서 반복하면서 폼 잡지만 젊은 친구들 손가락질을 받거나, 

아니면 집에서 자빠져 자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 

직장 퇴직 이후에 연속성을 보장 받지 못하는 연구는, 작업은

지금 정리해라. 딱 봐서 이거 더는 안 된다 싶은 것. 미련 갖지 말고 바로 지금 정리해라. 

그리고 될 만한 것에 집중해서 정년 후 공부 볼륨을 미리 불려놔야 한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판을 짜지 않으면

정년 후의 연구? 공부? 

그게 제대로 될 리가 없고

억지로 하다 보면 젊은 애들 등치는 것과 다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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