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줄줄이 유물 이야기-도시락 나들이 가고 싶지만...

by 여송은 2020. 4. 15.
반응형

 

 

 

4월! 연둣빛 움트는 싹에도, 한 줄기 불어오는 바람에도, 초록 잎 사이로 비추는 볕에도 여기저기 봄이 묻어있다.  

 

그림처럼 도시락통에 좋아하는 음식 가득 담아 나들이 가고 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당장 떠날 수 없으니, 이 아쉬운 마음을 도시락통 유물로 대신 달래본다.

 

 

 

대나무를 잘개잘개 엮어 만든, 무려 4단 짜리 도시락이다.

 

도시락을 만들 때 주로 대나무나 고리버들로 만들었는데, 바람이 잘 통하여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수분이 많은 음식을 그대로 넣지 않는 이상은 웬만하면 잘 견뎌 주어 음식을 넣기에 부담이 적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볍고 튼튼하다!

 

나들이 가면 하루종일 들고 다녀야 했을텐데, 가볍고 튼튼한게 최고지 않았을까?!

 

이렇게 본다면 이 대나무 도시락통은 오늘날로 치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도시락통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네 개 도시락통에 음식을 어떻게 넣었을까?

 

맨 위에 있는 도시락 뚜껑을 보면 대나무로 만든 손잡이가 끼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 뚜껑 위치를 조절해 각 통을 분리할 수 있고, 원한다면 도시락 단을 조절할 수도 있다.

 

오늘은 4단, 내일은 3단, 그 다음 날은 2단?! (자꾸 칸이 줄어드는 이유는?ㅎㅎ)

 

 

 

 

 

"엄마, 나오니깐 콧바람도 쐬고 좋지요?"

 

 

"그래~~ 하늘도 맑고, 꽃도 예쁘고, 그리고 우리 온주랑 나오니깐 더 좋네~~ㅎㅎ"

 

 

"나두나두~~!!"...

 

"엄마! 내가 도시락 싸왔다! 짜잔~~~! 맨 윗칸은 내가 좋아하는 체리랑 샤인머스캣 포도, 두번째 칸은 에그타르트랑 블루베리 스콘, 세번째 칸은 미디엄으로 구운 찹스테이크랑, 마지막 칸은 버섯크림리조또!!"

 

 

 

 

"아? 조선시대 아니었니?"

 

 

 

 

 

4단 도시락은 아니지만, 맛난 도시락 싸서 사람 없는 곳으로 나들이 다녀오고싶다!

결국 휴관한 박물관 정원에서 혼자 있겠군...

 

 

 

 

* 소개된 유물은 온양민속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