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가운데 다람쥐가 몸을 동글게 웅크리고, 소중하게 입에 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
잎 모양과, 열매의 형태를 보아서는 도토리는 아닌것 같고, 혹쉬....포....도?!
정답을 말하면서 'hoxy....' 라고 한 것은 포도라고 하기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포도 모양이 아니어서 이다.
포도라고하기에는, 알이 빈약하고, 무엇보다 산에사는 다람쥐랑 포도랑 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풍요로움과 번창을 의미하는 포도문양을 나전으로 새겨 넣었다'라고 대강 마무리하고 넘어가도 되는데, 왠지 그대로 쓰기 싫어 한참을 화면에 이미지를 띄어 놓고 보고 있는데, 아는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 선생님! 우리 유물중에 다람쥐랑 포도를 새겨넣은 자개소반이 있는데요, 포도가 좀 포도 같지 않아요."
"어떤데?"
"알도 작고, 암튼 빈약해요. 흔히 생각하는 삼각형 모양에 알알이 박혀있는 그런 모양이 아니에요."
"그럼 머루겠지."
"머루요???"
"포도과에 속하려나? 포도과겠지. 그런데, 산에도 많이 나고 흔해서 포도보다는 우리생활에 밀접했을 거야. 나도 어렸을 때 많이 먹었지. 술 담그기도하고. 그 고려가요 「청산별곡」에도 나오잖아."
"얄리얄리 얄라셩이요?"
"아~~머루?!!"
"인터넷에 찾아봐. 이미지 보면 왜 머루라고 하는지 알거야."
"네!!"
머루 이미지[출처-네이버]
"오! 정말 소반에 있는 문양이 머루같아요~~! 고민 해결! 감사합니다!ㅎㅎ"
"쳇, 나도 머루 먹고싶다람쥐"
자개소반
자개, 소나무 38.0x28.5x23.0cm
자개로 장식한 소반이다. 소반의 다리 모양은 호족(호랑이 모양의 다리)이고, 천판은12각으로 만들어 전체적으로 튼튼해보이고, 안정감있어 보인다.
천판 위에는 자개로 산바람에 휘몰아치는 듯한 머루나무와 열매를 표현하였고, 가운데에는 한껏 몸을 동글게 웅크리고 머루를 물고있는 다람쥐와 바깥쪽에서 부러운듯(?) 자신만의 머루를 향해 총총 걸어가는 다람쥐를 표현하였다.
머루이건 포도이건 그렇게, 매우, 엄청나게, 둘이 혼용해서 쓴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냥 까칠하게 굴어보았다.
포도가 우리나라에 언제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은 알 수 없으나, 포도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은 박흥생(朴興生, 1375~1458년)의 『촬요신서(撮要新書)』로 그 후 『농가집성(農家集成, 1614)』, 『색경(穡經, 1676)』 등 중요한 고농서에 빠짐없이 소개되는 것으로 보아 15세기부터는 널리 재배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로써 저 소반의 문양이 포도라고 하건 머루라고 하건 시기상으로는 크게 문제는 없지만, 분명 머루 모양 같으니, '머루 문양' 이라 부르는건 어떨런지..... 그리고 산에 사는 다람쥐랑 산에 자라는 머루가 더 잘어울리지 않...나...요?! (갑자기 존댓말)
+덧)
"그런데, 너 청산별곡에서 '머루랑 다래랑 먹고' 할때, 다래는 '달래'가 아니다? 알고있지?"
"네??????아니라고요????"
"달래 먹고 맴맴의 그 달래가 아니고, 꼭 키위같이 생긴 '다래' 라는 것이 있어요."
"헐....."
++덧)
여동생에게
"너, 이거 무슨 문양 같아?"
"머루포도?"
"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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