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꼭 서울이 아니라 해도 비교적 흔하게 보는 한옥 리모델링 현장이다. 사진은 어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점심을 하며 그 인근에서 마주한 현장이라
이 한옥 역사가 얼마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보나마나, 근대기 이래, 주로 1930년대 이래 이 일대에 들어선 그런 집채일 것이요, 그 내력이 설혹 조선후기라한들, 이런 양상은 거개 마찬가지라,
한옥을 상찬하나, 실상 그 효용은 형편 없어, 근정전 같은 예외는 있겠지만, 사람이 상거常居하는 공간으로서의 한옥은 적은 에너지로 최대 효율을 뽑고자 같은 패턴을 취하기 마련인데
이에서 빚어지는 현상은 딱 하나! 저 폐쇄한 공간은 쥐들의 서식지라는 사실이다. 전통시대 왜 그리 질병이 많았는가 하는 비밀 중 하나가 바로 저 폐쇄한 천장에서 비롯한다고 나는 본다.
적은 난방으로 최대 효율을 유지하기 위한 절대의 조건은 지붕을 낮추고, 또 천장은 낮게 하며, 또 그 천장은 신문지건 뭐건 덕지덕지 판대기 대고서는 발라대야 한다.
왜? 그래야 필연적으로 상승 지향인 열을 폐쇄한 공간에 묶어두고 그것이 뱅글뱅글 돌게 만든다 생각한 까닭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째 그런가? 그래서 모든 리모델링 현장은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공중 부양을 시도하니, 그 천장을 뜯어냄으로써 공간을 더 확보하고자 필연으로 나서기 마련이라, 이짝도 딱 그래서 천장을 뜯어 공간감을 주려한다.



이 세 장면은 그렇게 뜯고내고서 노출한 지붕 안쪽 몰골이라, 이 장면이야말로 실은 숭례문이 왜 불탈 수밖에 없었으며, 그것을 왜 기존 소화방식으로는 결코 불길을 잡을 수 없었는지에 대한 비밀의 문이다.
보다시피 겉으로는 기왓장 올려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그 지붕 안쪽은 보면 실상 형편 없어,
서까래랑 사이에 저와 같은 판대기 혹은 톱만 뭉치들을 덕지덕지 끼워넣고는 그 겉만 진흙으로 바르는 양상인데,
이 진흙이라는 요물이 점성이 뛰어난 듯하지만, 그것을 가공해서 그릇처럼 만들지 아니하는 이상 자연상태로 굳어진 것은 필연으로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라,
이런 현상을 그럴 듯하게 보인다 해서인지 박락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래만
암튼 저렇게 떨가져 나온 틈새를 보면 그 내부 구조가 완연히 보이는데, 저것이 기존 전통 한옥의 일반적인 양상이요, 요새 복원한다는 한옥이라 해서 근간이 다를 바는 없다.
물론 남대문에서 단디 디고 나서는 개선책이 좀 나오기는 한 모양인데, 어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남대문이 그렇게 물길을 퍼붓고도 불길을 잡지 못한 이유는, 바로 저 속내가 불이 붙은 까닭이다. 남대문 방화범은 누각 내부로 기어들어가 신나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그렇게 기둥을 타오른 불길은 바로 저 천장 내부로 옮겨갔으니, 저 내부 판대기며 톱밥이며 하는 건축 폐기 자재물 처리 공장을 일러 적심積心이라 한다.
건축 현장에서 적심은 다른 데서도 번다히 사용하기도 하는데, 기둥을 받침하는 주초 밑에 공구는 자갈이나 작은 돌더미리를 적심이라 하는 이치는 그 발상이 천상 저 천장과 똑같다.
저 적심은 실은 불쏘시개라, 저기에 불이 붙었는데 그걸 위에서 가린 기왓장으로 제아무리 싸이 흠뻑쇼를 해 봐야 무소용이라, 그렇게 해서 홀라당 타버리고 말았다.
이런 사실은 고건축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았는데,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또 그때도 잠깐 그 얘기가 나오다 말았지만, 기왓장을 뜯어내버리고 그렇게 뜯어낸 구멍으로 물을 쏟아부여야 했지만, 그걸 결단하지 못하는 바람에 참사가 더욱 커졌다.
인재? 난 이런 말 쓰기 싫으나, 그 참사 상당 부분이 인재 맞다.


이 두 장면에서 기억해야 할 점은 순살아파트다. 시방서상 반드시 쓰야 하는 철근을 쓰지 않은 아파트라 해서 언론이 '순살아파트'라 표현하는 문제의 그 아파트. 내 친구 전 직장 LH가 요새 이 문제로 또 난타당하는 중인데, 이건 문제 맞다.
그런 아파트 공간 중에서도 주로 지하주차장 쪽에서 이런 문제가 벌어진 모양이라, 철근이 안들어간 양태가 꼭 뼈다귀는 없이 살만 있는 것과 같다 해서 순살아파트라는 비야냥으로 통용한다. 첨에 저 말 들었을 적엔 순실아파트라는 줄 알았다. 바로 이에서 무량판 아파트라는 말이 등장한다.
기존 한옥이 무슨 철근을 썼겠는가? 한옥의 최대 장점이면서 단점이 이것이라, 한옥이 안전 검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까닭이 무슨 철근? 성냥곽처럼 목재 자체의 얼개로 안전을 담보하거니와, 문제는 그런 목재가 시간이 지나면서 필연으로 썩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 한옥을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필연으로 다마를 박아야 한다. 그 다마가 바로 철근이다. 그 철근은 기둥을 지지하면서 아예 철근으로 기둥을 대체하기도 한다. 들보 또한 철근을 덧대거나 아예 그걸로 대체함으로써 튼튼함을 보강할 수밖에 없다.
저렇게 뜯어제낀 지붕 안쪽은 쏵 새로 분칠하고, 기둥과 들보는 철근으로 보강함으로써 우리가 요새 상찬해마지 않은 새로운 공간, 신한옥이 탄생하는 것이다.
문화재? 매양 하는 말이지만 철근 쓰야 할 데는 쓰야 한다!! 콘크리트? 왜 쓰지 못한단 말인가?
우리 조상이 철근 콘크리트를 안 쓴 이유는 그 편리 능률을 몰랐기 때문이지 딴 이유 없다.
종묘제례악? 피아노가 좋은 줄 몰라서가 아니라 몰라서 못 썼을 뿐이다. 쓰야 한다. 왜 안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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