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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1억원 호가 서정주 《화사집花蛇集》특제본

by taeshik.kim 2019.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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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입수한 화사집 특제본(맨오른쪽). 왜 특제본이라 하는지, 크기를 보면 짐작한다.



문화재판 혹은 고물가에 근대 서지 바람이 인 지는 좀 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근대역사관 혹은 문학관을 연이어 건립하고, 나아가 그 자료 확충에 나섬에 따라 그에 부응해 희귀본이 더욱 품귀현상을 빚기 시작해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으니, 아주 좋은 근대서지자료로 1억원을 넘겨 거래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근대서지가 그리 보물 취급받지 못한 시절에 그에 인이 박혀 닥치는 대로 긁어모은 사람 중에는 이걸로 제법 쏠쏠한 재미를 보는 사람도 있다.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한다고 할까? 이것만 전문 취급하는 고서점도 생겨 성업 중이니, 김영준씨가 운영하는 시간여행이라는 곳이 대표적이다. 


중앙정부에서도 문체부가 조만간 국립한국문학관을 은평 신도시에 개관 예정이고, 그에 맞추어 지금 한창 자료 수집 중이라, 이미 좋은 근대서지는 웬만한 것들은 다 이들 기관 품에 안긴 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자 이런 근대서지 경매에서도 1억원 낙찰가가 발생했으니, 미당 서정주의 1941년판 《화사집花蛇集》 특제본이 그것이다. 특제본이란 무엇인가? 특별히 제작한 한정판이라는 뜻이다. 그 소식은 아래 우리 공장 보도를 통해 공개되었다.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 입수 화사집 특제본속집 표지



2019.07.20 18:33:16

서정주 첫 시집 '화사집' 한정판 1억원에 팔려

제56회 화봉경매…김소월 '진달래꽃' 초판본은 유찰

미당 서정주 '화사집'


더불이 이 경매에서는 비록 유찰되기는 했지만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은 시작가가 물경 7천만원이었다. 


이 특제본이 현존 유일본은 아니다. 이 특제본 관련 소식을 나 역시 몇년 전에 아래와 같이 전한 적 있다. 특제본이 무엇인지 이에서 자세하므로 중복 설명은 생략한다.  


최근 모기관이 구입한 화사집 특제본



2015.06.18 11:14:27

1941년, 미당의 '화사집' 특제본 발굴

오장환 발행 100부 한정판 중 일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첫 번째 시집인 '화사집' 여러 판본 중에서도 특제본을 최근 구입·수집했다고 18일 밝혔다. 


도서관은 "화사집의 다른 판본 표지가 황갈색 능화판 하드커버인 것과는 달리 특제본은 그 표지가 유화 캔버스로, 책등은 비단으로 장식되었으며 책등의 서명은 붉은색 실로 수(繡)를 놓아 만들었으니 말 그대로 호화장정의 특별 제작 판본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41년 오장환이 남만서고에서 간행한 화사집은 그 판본이 다양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림과 만난 화사집 특제본.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 입수품이다.



당시 판본을 보면 "100부를 한정 발행하되 1~15번은 저자 기증본, 16~50번은 특제본, 51~90번은 병제본, 91~100번은 인행자(발행인) 기증본으로 본서는 그 중 ○번"이라는 식으로 명시하고는 각각의 번호를 매겨 놓았다.


이 가운데 저자기증본, 병제본은 현존해 그 모습을 확실히 알 수 있었으나, 특제본은 학계에 간간이 떠돈다는 얘기만 있을 뿐 실물을 확인한 사람이 드물었다"면서 "다만 미당이 생전 그 모습을 복원해 만든 복각본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1930~40년대엔 화가와 시인들이 자신들의 분야를 넘나들며 서양문화를 함께 향유했는데, 그 가운데 남만서고의 주인 오장환은 더욱 특별한 존재였다"면서 "김만형, 최재덕 등 당대 신진 화가들과의 교유는 물론 출판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헌사'(80부 한정), '와사등'(100부 한정), '화사집'을 예술성이 높은 장정으로 출판했다"고 말했다. 


1994년 12월 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대연회장에서 각계 인사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당 서정주 팔순잔치에서 미당(왼쪽). 연합DB



도서관은 "화사집 특제본 발굴을 계기로 1930~40년대 문화현실과 출판문화 그리고 미당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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