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경주는 시가지 전역이 寶庫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이번에 또 중요한 유적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것도 흔치 않은 말 갑옷 자료라니!!!
그런데 기사를 읽다 보니 의아한 점 하나만~
- 말 갑옷의 경우 2009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발굴한 경주 쪽샘지구 시(C) 10호분에 이어 신라 고분에서는 두번째로 발견됐는데, 당대 중장기병의 실체를 드러내는 유물이다. -
신라 왕경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말 갑옷은 1934년 보고서가 발간된 <황남동 109호 3·4곽> 출토품이다.
일제강점기 때 수습된 이래로 그 실체에 대해서 단편적인 정보만 전해졌는데, 2019년 경박 특별전「말, 갑옷을 입다」에서 실물 자료(말투구와 신갑 일부 등)를 처음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지금은 폐간되어 다시 볼 수 없는 경박 발행 학술지인『新羅文物硏究』10호(2017)에 관련 자료가 정리된 바 있어서 이를 전시에 적극 활용했었다.
이때는 말 투구를 중점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이후 특별전이 끝난 뒤에는 신갑 전반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여 같은 학술지에 소개한 바 있다.
金赫中·崔智恩, 2017, 「皇南洞 109號 3·4槨 出土品 硏究(1)-皇南洞 109號 3·4槨 出土 馬冑 紹介와 特徵」,『新羅文物硏究』10.
신광철, 2020, 「황남동 109호 3·4곽 출토품 연구 (2)- 마갑馬甲의 특징과 의의 -」,『新羅文物硏究』13.
그외 경주 계림로고분군 배수로 정비 작업에서 유구(1호)가 노출되어 이틀간 긴급 조사를 벌인 일이 있었다.
무덤의 구조나 유물의 출토 양상은 파악이 불가능했으나, 700여 점에 달하는 마갑편이 쏟아져 나왔다.
이 역시 인갑과 같이 뒤섞여 나온 것을 보면, 신라에서 흔히 확인되는 무덤 속 부장품 양상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 외 사라리 65호 주곽 서쪽에서 말 투구가 1점 출토된 바 있다. 상태가 아주 양호하며 당장 경박에 가면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쪽샘 C-10호에서 마갑이 출토되기 전 신라 왕경 일대에서 확인된 신라 마갑의 전부이다.
물론 경산 임당동고분 G-5호, 경산 조영동고분 CⅡ-2호, 안동 금소리고분(채집품), 김천 양천리고분(구입품) 등 신라 권역으로 확대되면 마갑이 더 확인되기는 하지만(해당 자료들은 이미 2019년에 개최한 경박 특별전 전시도록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일단은 이렇게만 보도록 하자.
그 다음이 쪽샘 C-10호 출토품이고, 마지막이 이번 황남동 1호 목곽묘에서 출토된 마갑이다.
그렇게 봤을 때 황남동 1호 목곽묘가 신라 고분에서 발견된 두 번째 마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황남동 109호 3·4곽: 말 투구+신갑
계림로 1호: 말 신갑
사라리 65호: 말 투구
쪽샘 C10호: 말 투구+신갑
황남동 1호: 말 투구+신갑
각 유적 말 갑옷 현황을 봤을 때, 저 기사 내용이 맞으려면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발굴한 말 갑옷만 셌을 때 가능한 문구다.
그런데 아무리 三最(최初, 최大(多), 최高)가 중요한 국가기관의 업적이라 해도 자기네 기관 실적 위주로 저렇게 기사를 썼을리는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자료 조사를 안 하고 보도자료 그대로 받아적었다고 하기에는 또 기사가 자세하고.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다.
신라에 중장기병이 있네 없네 하지만, 그래도 『삼국사절요』 기준으로 하면 신라도 甲騎를 운용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면에서 무덤에 부장된 말 갑옷은 아주 훌륭한 실증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무덤 피장자는 C-10호 피장자보다 위계가 높은 것으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에 더욱더 주목된다.
왜냐하면 가야와 달리 신라에서는 마립간기 최고 지배계층의 무덤에서는 마갑이 출토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권력과 부가 세분화되면서 武의 강조가 더 이상 최고 권력의 기준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황남동 1호 목곽묘가 과도기적인 위치에 놓였다는 것에는 적극 공감한다.
향후 관련 연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이상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 신광철 선생 글이다. 무엇보다 신라 마갑 관련 자료를 일목요연히 정리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본래 고구려 고고학한답시고 하다가 경주에 이어 김해까지 가서 보니 이제 좀 두루 보이는 듯하다.
그러면서 언제나 따지고 들면 "저는 고구려 고고학이라 잘 몰라여" 하고선 뱀장어처럼 빠져나간다.
속으로는 얼마나 신라가야 고고학 전공자가 웃기겠어?
뭐 저 글이야 내가 그리 고생해서 정리했는데 쫌 알아주지 라는 항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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