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루리아 의학학교 발견, 테라코타 장기 모형도 발굴

테세나노Tessennano (라티움Latium) 출토 기원전 400년경 다장기 테라코타 명판. 이와 같은 해부학적 봉헌물은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에서 발견된 독특하고 정교한 의학 모형을 이해하는 데 대표적인 예시로 사용된다. 출처: 빌라 줄리아 에트루리아 국립 박물관Museo Nazionale Etrusco Di Villa Giulia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의 성스러운 샘터에서 에트루리아 의학 학교 발견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San Casciano dei Bagni의 바뇨 그란데 성지Bagno Grande Sanctuary에서 진행된 2025년 발굴 조사 결과가 고대 지중해의 의학, 종교, 과학 지식에 대한 학자들의 이해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단순한 온천 치유 성지를 넘어 이곳은 에트루리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의료 중심지 중 하나였으며, 고전 시대 초기에 조직적인 의학 학교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월에 공개된 이번 조사 결과는 성지의 기원이 기원전 5세기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는데, 이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최소 2세기 앞선다.

이러한 새로운 연대 측정만으로도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는 에트루리아 성지에서 새로운 위치를 차지하지만, 특히 해부학적 봉헌물과 같은 발견물들이 학계에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유적 위치] 

 

산카시아노데이바니 · 이탈리아 53040 시에나

 

성역의 기원을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최근까지 바뇨 그란데 복합 단지의 기초는 기원전 3세기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2025년 발굴 조사에서 기원전 5세기 말로 확실하게 연대가 측정된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그중에는 고위층 제례 의식과 밀접하게 관련된 청동 의례용 촛대 조각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발굴은 온천 근처 또는 바로 위에 이미 초기 형태 기념비적인 신전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산 카시아노San Casciano에서 오랫동안 주요 의례 재료로 여겨진 청동은 유적 초기부터 후기 고대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신전의 오랜 의례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례적 종결과 이교 숭배의 종말

발굴을 통해 신전 역사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밝혀졌다.

번개 모양과 나뭇가지 모양 청동 유물은 테오도시우스 황제 칙령에 따라 이교 숭배가 강제로 중단된 5세기 후반, 활동의 마지막 단계에 속한다.

이 시기에 극적인 포기 의식이 거행되었다.

제단들은 의도적으로 파괴되어 주요 온천과 남쪽 보조 온천 사이에 만든 단상 위로 재배치되었다.

이러한 공간적 재배치는 신전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여러 개 신성한 중심지가 신전의 의례적 경관을 구성했음을 시사한다.

제단들은 의도적으로 파괴되어 주요 온천과 남쪽 보조 온천 사이에 만든 단상 위에 재배치되었다. 물 속 제단. 사진 제공: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 시청

 

건축과 의도적인 방치


고고학자들은 기원전 3세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사용된 거대한 에트루리아 성벽 존재를 확인했다.

후대 로마 제국 신전과 규모가 비슷한 이 구조물에서는 폐쇄 의식 흔적이 반복적으로 발견되었다.

여러 지역에서 건축용 테라코타가 의도적으로 해체되어 흩어졌는데, 이는 파괴라기보다는 신성한 공간을 의식적으로 폐쇄하는 통제된 행위로 보인다.

파비사Favissa: 인체의 신성한 기록 보관소

2025년 가장 획기적인 발견은 청동이 아닌 테라코타에서 이루어졌다.

성역 남서쪽 구역 발굴을 통해 파비사favissa 초기 형태가 드러났는데, 파비사는 봉헌물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게 된 후 의식적으로 매장되는 신성한 보관소다.

이 매장지 내부에서 고고학자들은 발, 다리, 손, 머리, 포대기에 싸인 아기, 조각상 파편, 그리고 안테픽스antefixes와 같은 건축 장식물 등 매우 다양한 해부학적 봉헌물을 발굴했다.

다른 이탈리아 신전에서도 해부학적 봉헌물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발견된 양, 다양성, 그리고 정교함은 비할 데가 없다.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다장기 모형Polyvisceral Model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서기 4세기 건축 공사 중에 파헤쳐진 후기 고대 의례층에서 발견되었다.

로마 건축가들은 제국 신전imperial temple의 구조물 붕괴 후 거대한 옹벽을 세우면서 오래된 에트루리아 유적을 파헤쳐 신전 밖으로 옮겨 의례적인 과정을 거쳤다.

이 유적층에는 모닥불bonfires 흔적, 흩어진 잣scattered pine nuts과 황기astragali, 채색된 요소, 그리고 분명한 주술적 의미를 지닌 유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인체 내장을 놀라운 해부학적 정확도로 묘사한 다장기 테라코타 모형이 있었다.

고대 세계에서 이와 비견할 만한 유물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모형의 사실적인 묘사는 상징적 표현이 아닌 체계적인 해부학적 관찰을 시사하며, 추상적인 지식이 아닌 실제 경험에 기반한 고도의 의학 지식을 보여준다.

유적 전경

 

에트루리아 의과대학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


이 발견은 바뇨 그란데Bagno Grande에 대한 해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 성소는 더 이상 단순히 치료 목적의 목욕 장소로만 이해될 수 없다.

오히려 고대 병원 및 교육 센터와 비견될 만한 복합적인 치유 기관으로서 기능한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이제 기원전 3세기부터 이곳에서 체계적인 의학 학교가 운영되었으며, 해부학 지식이 활발하게 생산, 교육, 그리고 의례적으로 표현되었다고 주장한다.

산 카시아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봉헌물에서 해부학적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은 이 성소가 이 지역 의학 지식의 주요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곳에서 활동한 장인들은 이 체계에 분명히 통합되어 있었으며, 해부학적 지식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테라코타와 청동에 구현해낼 수 있었다.

이는 치료사와 장인 사이에 전문 지식이 공유되었음을 보여준다.

아직도 비밀을 드러내는 유적지

파비사 발굴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진행될 발굴 작업을 통해 에트루리아 장인 정신, 종교적 관습, 그리고 고대 의학에 대한 중요한 자료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새롭게 발굴되는 층들은 이 특별한 성소에서 과학, 의례, 그리고 공동체가 어떻게 교차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심화시켜 줄 것이다.

발굴 작업과 병행하여, 유적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들이 진행 중이다.

시에나 외국인 대학은 CADMO 센터를 통해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에 있는 역사적인 건물을 매입하여 국제 연구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물관과 고고학 공원 건립 계획이 진행 중이며,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아녜세 카를레티Agnese Carletti 시장이 발표에서 강조했듯이, 목표는 과학적 발견뿐 아니라 유적지를 공동체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즉, 2천 년도 더 전에 만든 이 고대 의료 중심지의 역사와 청동 유물들을 그 공동체에 다시 돌려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