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에서 약탈된 희귀 로마 군단병 투구, 미국 경매에 등장

미국 비공개 경매에 나온 로마 군단병 투구 출처: Treasure Trove Auctions

희귀 로마 군단병 투구, 문화유산과 불법 유물 거래에 대한 국제적 논쟁 불러일으켜

세르비아 북부 고대 도시 시르미움Sirmium 근처에서 발굴된 것으로 알려진,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희귀 로마 군단병 투구가 미국 비공개 온라인 경매에 등장했다. 세르비아 전문가들은 이 경매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서기 2세기에 제작된 바이제나우Weisenau 유형, 즉 "제국-갈리아Imperial-Gallic" 양식 청동 투구는 잘 보존되어 있으며, 보호와 기동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길게 뻗은 목 보호대와 정교하게 장식된 뺨 보호대cheekpieces가 특징이다.

이 갑옷을 정말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목 보호대에 새긴 "APPIVS°LEG°IIII°FL"이라는 명문이다.

이는 이 갑옷이 한때 싱기두눔Singidunum (현재의 베오그라드)에 주둔한 군단인 Legio IV Flavia Felix의 아피우스라는 로마 군인 개인 소유물임을 나타낸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트레저 트로브 옥션Treasure Trove Auctions에 따르면, 이 투구는 "전문적인 세척 과정을 거쳐 보존용 왁스로 임시 보존 처리되어 아름다운 녹청을 그대로 유지"한다.

경매사는 이 투구를 "박물관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엄격한 정부 승인"을 거쳐 합법적으로 반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투구 반출의 법적 지위는 매우 의심스럽다.

법적 보호, 판매 금지

세르비아 법에 따라 이 로마 군단 투구와 같이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은 보호 문화유산으로 간주된다.

공식적인 허가 없이는 판매 및 반출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 해외 개인 소장품으로 합법적으로 반입될 수 없다.

이러한 규정은 대체 불가능한 유물의 손실을 방지하고 이러한 유산이 학술, 대중 교육, 그리고 국가 정체성을 위해 계속 접근 가능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정 로마 병사와 군단을 연결하는 독특한 명문을 새긴 이 투구는 바로 이러한 범주에 속하며, 개인 판매나 수출은 기껏해야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최악의 경우 불법이다.

미국 개인 경매에 나온 로마 군단 투구. 출처: Treasure Trove Auctions

 

의심스러운 출처 및 맥락


트레저 트로브 경매는 이 헬멧이 발칸 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로마 도시 중 하나이자 오늘날 매우 중요한 고고학 유적으로 보호받는는 "시르미움Sirmium" 인근에서 금속 탐지기를 통해 발견되었다고 주장한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헬멧을 땅에서 꺼내는 것 자체가 세르비아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세르비아 법률은 사적인 발굴이나 고고학적 유물 거래를 금지한다.

이 사건은 더욱 광범위하고 우려스러운 양상을 보여준다.

고고학적 유산이 풍부한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세르비아는 불법 발굴과 국경 간 밀수를 통해 고대 유물의 지속적인 손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유물 상당수는 전 세계 개인 소장품으로 조용히 사라지지만, 기관과 대중은 대체로 무관심하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필자는 귀중한 유산이 조용히 사라지는 가운데, 관계 당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이러한 유물이 나라를 떠날 때마다 우리 역사의 일부가 함께 사라진다"라고 그들은 쓰며 세르비아 정부와 문화 당국이 개입하여 헬멧을 돌려받을 것을 촉구했다.

베오그라드 국립박물관 큐레이터 베스나 조르제비치Vesna Djordjevic는 "이런 물품이 민간 시장에서 사라질 때마다 우리는 문화적 DNA의 일부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헬멧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학자와 대중이 모두 접근할 수 있어야지, 온라인 경매라는 유료 장벽 뒤에 숨겨져서는 안 됩니다."

 

미국 개인 경매에 나온 로마 군단병 투구. 사진: Treasure Trove Auctions

로마 전사에서 현대의 합법적 전장으로

이 투구가 속해 있다고 알려진 플라비아 펠릭스 군단Legio IV Flavia Felix은 서기 69년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창설하여 수 세기 동안 발칸 반도에 주둔한 명문 로마 군단이었다.

"APPIVS°LEG°IIII°FL"이라는 명문은 한때 다뉴브 강 국경을 순찰한 병사와의 드문 개인적 연관성을 보여준다.

역사가들에게 이러한 유물은 뛰어난 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간적인 이야기 때문에도 매우 귀중하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역사적 풍부함 때문에 이 유물들은 세계 고대 유물 시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수집가들 수요가 윤리적 고려 사항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당국은 아직 투구의 출처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투구 수출이 합법적으로 허가되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문화유산 NGO들은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며, 미국 당국이 해당 유물의 법적 지위가 확인될 때까지 경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를 바라고 있다.

책임에 대한 호소

미국 경매 사이트에 이 로마 투구가 등장한 것은 문화 유산이 상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규제되지 않은 거래는 과거에 대한 전 세계의 공통된 이해를 훼손하고 약탈과 밀수를 통한 지하 경제를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