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함께 진화한 침팬지

침팬지가 지구를 식히는 데 도움을 준 때

by Will de Freitas, The Conversation

지난주 91세로 세상을 떠난 선구적인 침팬지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였던 제인 구달Jane Goodall의 죽음을 전 세계가 애도하는 가운데, 침팬지가 우리에게 기후 변화에 대해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침팬지는 지구 온난화 속에서 살아남는 몇 가지 비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 온도를 낮추는 데에도 기여했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약 20만 마리 야생 침팬지 대부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서부 및 중부 아프리카 광활한 열대우림에 서식한다. 

2,500년 전만 해도 건기가 갑자기 길어지면서 이 열대우림의 상당 부분이 시들어 흩어졌다.

그러나 5세기 만에 숲은 대부분 회복되었다. 

나무는 스스로 이러한 일을 해내지 못했다.

침팬지를 비롯한 여러 종이 숲의 "원시 정원사proto-gardeners" 역할을 했다.

이는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교(현재는 서식스 대학교)의 고생태학자였던 알렉스 체프스토-러스티Alex Chepstow-Lusty의 말이다. 

체프스토-러스티는 기름야자나무oil palm tree를 살펴보았다.

이 나무는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울창한 중심부보다는 숲의 수관이 벌어질 때 생기는 틈이나 열린 공간에서 잘 자란다."

이는 기름야자나무가 종종 "숲이 다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선구자 종pioneer species'"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기름야자나무 큰 씨앗은 바람에 날리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따라서 씨앗은 침팬지와 같은 동물의 똥을 통해 퍼져야 합니다. 침팬지는 큰 씨앗을 삼킬 수 있고, 밝은 주황색 과육은 침팬지에게 중요한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침팬지와 다른 씨앗 확산 동물들이 아프리카 열대우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방식입니다." 

침팬지가 없었다면 숲이 회복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설령 회복되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체프스토-러스티는 "우리는 침팬지 똥과 그것을 생산하는 자들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침팬지가 한때 지구의 자생력을 도왔다면, 오늘날 그 협력 관계는 위태로워지고 있다.

유전자가 새긴 적응

아프리카 숲과 사바나가 뒤섞인 지역에서 침팬지는 서식지와 함께 진화했다.

UCL 유전학 연구소 해리슨 J. 오스트리지Harrison J. Ostridge와 그의 공동 저자들은 최근 "아프리카 17개국에 걸쳐 수백 마리 야생 침팬지"의 배설물 샘플을 수집한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 대해 기고했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개체군이 각기 다른 적응 방식을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습한 지역에 사는 침팬지들은 전염병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반면, 다른 침팬지들은 더 덥고 건조한 광활한 삼림 지대의 삶에 적응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것이 아프리카 전역의 침팬지 개체군이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유전적 다양성은 일반적으로 회복력의 한 형태이지만, 기후대가 변화하고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일부 침팬지는 잘못된 장소에 갇히게 될 수도 있다.

유전자가 변화하는 데 수천 년이 걸리는 반면, 기후는 수십 년 만에 변화한다.

다양한 습관, 다양한 행동

DNA가 수천 년에 걸쳐 적응한다면, 행동은 평생 동안 적응할 수 있다.

UCL과 하버드, 그리고 리버풀 존 무어스Liverpool John Moores 연구팀은 아프리카 삼림과 사바나에 서식하는 144개 야생 침팬지 군집의 데이터를 수집한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그들은 우물을 파거나 동굴에서 극심한 열기를 피하는 법을 배운 개체군을 발견했다.

어떤 침팬지 군집은 온갖 도구를 사용했지만, 어떤 침팬지 군집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공통적인 특징은 지역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침팬지는 "다양한 서식지에 다양한 행동을 보인다"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유연성은 침팬지가 한두 단계 더 악화하는 기후 변화를 견뎌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행동의 다양성은 강력한 사회생활에 달려 있다.

어린 침팬지는 다른 침팬지를 관찰하고, 놀고, 모방하면서 배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문화가 사라지면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도 어느 정도 사라진다.

문화 붕괴

같은 UCL-존 무어스 연구팀은 침팬지에서 "문화 붕괴cultural collapse"가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그들은 "인간이 특정 지역을 더 많이 교란할수록" "근처 침팬지들의 행동 변이가 줄어든다"고 기술했다.

동물들은 울음소리나 나무줄기를 두드리는 등의 장거리 소통이 줄어들면서 더 작은 무리로 먹이를 찾아야 한다.

이는 "서로에게서 사회적으로 배울 가능성을 낮추고" 문화를 전파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들은 "이 종이 세네갈에서 탄자니아까지 뻗어 있는 단일 문화적 실체로 점차 통합되고 있다면" 그것이 왜 중요한가라고 질문한다.

결국 대부분의 동물은 고유한 문화가 없다.

한 가지 이유는 사회적 학습의 상실이 침팬지를 더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행동 다양성의 상실은 [침팬지가] 식량 공급의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기후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구달의 유산을 이어가며

제인 구달은 그 이후로 극소수의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방식으로 과학과 사회를 연결했다.

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인 벤 개로드Ben Garrod는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 진화생물학 및 과학 참여 교수다.

BBC 방송 진행자이자 영장류 과학자인 그는 구달과 그녀의 재단과 협력했으며, 우리에게는 제인 구달과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제인의 유산을 계승할 수 있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우리 모두가 과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을 격려하는 것이다"고 덧붙인다.

Provided by The Convers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