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개체 유골 분석 결과, 치아 마모와 향정신성 물질 흔적이 발견되어 인류의 약물 복용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로 간주된다고 더 가디언지가 10일 보도했다.
이에 의하면 인류의 약물 복용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로 추정되는 사례가 2만 5천 년 전 고대 인도네시아 수렵채집인들에게서 발견되었다. 이들은 환각 효과가 있는 빈랑 열매를 씹어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Sulawesi 섬에서 발견된 매우 희귀한 두 구 유골을 분석한 결과, 치아 마모가 심하게 진행되었고 남은 치아에서 향정신성 물질sychoactive substance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는 이들이 딱딱하고 마모성이 강한 빈랑 열매betel nuts를 일상적으로 씹어 먹었음을 시사한다.
서구 사회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빈랑 열매는 알코올, 카페인, 니코틴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널리 사용되는 향정신성 물질이며, 전 세계 인구 약 10분의 1이 빈랑 열매를 씹어 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브리즈번에 있는 그리피스 대학교 호주 인류 진화 연구 센터의 애덤 브럼Adam Brumm 교수는 "오늘날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물 사용 습관이 어떻게 진화했을지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섬의 서로 다른 두 유적에서 발굴된 농경 이전 수렵채집인 유골을 조사하면서 연구를 시작했다.
한 유골은 약 7,000년 전, 다른 유골은 16,000년에서 25,000년 전으로 추정한다.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두 성인 유골 모두 치아에 깊고 둥근 홈이 나 있었다고 밝혔다.
어떤 홈은 너무 깊어 치수까지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브럼 교수는 "도대체 이 사람들은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마치 누군가 사탕처럼 생긴 드릴 헤드로 치아 안쪽을 깎아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빈랑 열매는 사실 아레카 카테추 야자나무Areca catechu palm 씨앗이지만, 씹기 위해 빈랑나무 잎에 싸서 먹는 경우가 많아 잘못 붙은 이름이다. 오늘날에는 보통 빈랑 열매를 태운 껍질을 갈아 만든 소석회와 섞어 "퀴드(quid)" 형태로 만들어 씹는다.

브룸은 이러한 특이한 치아 마모가 수렵채집인들이 단단하고 둥글며 마모성이 있는 물체를 입에 물고 있었기 때문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어떤 물체였을까?
그는 "입에 돌을 물고 이리저리 움직인다고 상상해 보라. 매일, 매시간 그렇게 한다면 결국 매우 단단한 치아 조직이 마모되어 이러한 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빨에 생긴 홈이 사람들이 빈랑 열매를 빨아먹던 흔적인지 궁금해했다.
나중에 사람들은 빈랑 열매에 소석회를 섞으면 향정신성 물질인 아레콜린arecoline이 더 많이 방출되어 환각 효과가 강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인공 타액에 빈랑 열매를 담갔고, 곧 아레콜린이라는 향정신성 화합물이 충분히 함유되어 빈랑 열매를 씹어먹을 때보다는 약하지만 환각 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채집인들 치아를 분석한 결과 조직에서 아레콜린 흔적이 발견되었다.
브럼은 "실험 삼아 빈랑 열매를 빨아먹어 봤는데, 정말 쓰고 떫은맛이 났다. 입안이 얼얼해지기도 했고. 연구자들이 관심을 지닌 부분이 바로 그 맛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은 전통적인 치통 치료법이었을 수도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견과류를 빨면 치아가 심하게 마모되어 장기적으로 훨씬 더 심한 치통을 유발했습니다.
이들은 견과류를 빠는 습관으로 인해 생긴 치통을 치료하기 위해 계속해서 견과류를 빨아대는 악순환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인류는 아마도 환각 효과가 있는 식물을 발견하자마자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향정신성 약물 사용의 가장 오래된 전통은 약 13,000년 전 보리 맥주와 같은 발효 음료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대학교 유럽 선사시대 부교수인 엘리사 게라-도세Elisa Guerra-Doce 박사는 이 연구가 "인류 약물 사용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에서 향정신성 식물을 사용한 가장 오래된 증거일 뿐만 아니라, 빈랑 열매 섭취가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수천 년 된 전통임을 보여준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Science Advances
9 Sep 2026
Vol 12, Issue 37
DOI: 10.1126/sciadv.aei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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