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박물관장질 하길 잘했다고 신이 난 사람으로 관장이건 아니건 완장만 차면 좋아라 하는 저 용산 땅 팔순 노인네 말고는 인천국립해양박물관장 우동식 만한 인물을 찾을 길 없다.
얼마나 기분이 째지면, 직원들이 이름에 격발해 우동이라 놀려도 좋다 하고, 심지어 그래도 이 기쁨 주체할 수 없다 해서 스스로 망가지기로 굳은 결심을 하고선 그래 아예 이참에 우동 파티나 하자 했다가 "관장님 그건 좀...." 하는 직원들 만류에 쌩까이기도 했다는 후문이 돌 정도다.

그를 우롱한 박물관 홍보 영상 하나가 조회수 물경 180만인지를 찍었다 하고, 또 그걸 봤다는 사람들 안부 전화가 빗발하니 SNS의 S자도 모르던 그 자신이 더 싱글벙글. 요샌 입만 열면 SNS 홍보하라 해서 직원들이 죽을 맛이라는 소문도 돈다.
행정고시로 입문한 정통 관료로 주로 일한 데가 농림수산부나 해양수산부인 것을 보면 고시 성적은 썩 신통치는 않았던 듯한데, 혹 모를 일이다, 아주 우수한데 가끔 엉뚱한 데를 1순위로 선택하는 또라이가 없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 30년 생평 공직 생활을 그 딱딱한 공무원질만 하다가 나이는 차고 해서 높은 자리는 차지하고 앉았으니 이젠 그만 길을 비켜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후배들 눈치는 서서히 보이던 차
얼마나 자발성이 작동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국립이라 하지만 명망 있는 그런 데도 아니요 신생, 것도 해수부가 인천에다가 갓 만든 듣보잡 해양박물관장 자리 하나 장만해 놨으니 그 자리 가서 노후 즐기시구려 해서 공무원 사표 던지고 문순득 표류하듯 떠밀려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인천국립해양박물관은 국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해수부가 만든 재단이 운영하는 엄연한 사립박물관이지만, 용케 박물관미술관법에 따라 그래도 국립 취급은 받지만 관장 이하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모조리 민간인이다.
그래서 을지훈련 기간에도 공무원이 아니니 이쯤이면 되었다 안심하고선 휴가 내고선 외국 나가 있는 아드님 보겠다고 훅 날랐다!
하지만 본성이, 천성이 어디 가겠는가? 생평 공무원질로 굳은 그 양태 관장 되고서도 버리지 못하고선 수시로 전화질 해서는 물 들어왔으니 노 저어야지 않겠냐? 홍보 좀 잘 해 봐라! 닥달을 해댔다는 후문도 없지는 않다.

그런 그가 요새 기분이 째지는 이유는 그 자신이 잘해서? 라기보다는 순전히 운때를 잘 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리 말하면 그 자신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만, 세상에나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쥐구멍에도 볕이 들기도 한다더니 흥행 대박이라
솔까 요새 해외 고고학 관련 전시 주제 혹은 소재로 고대 그리스는 실은 고만고만해서 이젠 신선미가 없다.

하도 이곳저곳에서 유사 전시를 많이 해댄 데다 이젠 고대 그리스라 해서 그것이 주는 신비감은 거의 상실한 시대다.
그만큼 각종 매체를 통해, 그리고 직접 여행을 통해 너무나 많은 사람이 그리스를 소비한 까닭이다.
작년인가 어떤 자리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방 할 만한 해외전 하나 해 보심이 어떠냐 했더니 안 그래도 그리스전을 내년에 준비 중이라 해서
그래요? 어떤 주제로? 했더니 블라블라하는데 솔까 나로선 감흥이 눈꼽만큼도 없었고 샌님 공무원이 박물관이라고는 쥐뿔도 아는 것이 없던 차, 그리스라고 하니 냅다 문 것이 아닌가 했더랬다.

나로선 서양미술로 했으면 싶었더랬다. 해양이니 해양을 주제 혹은 소재로 삼은 서양미술전이나 기획해 보면 내심으로는 어떨까 해서 꺼낸 이야기였다.
요샌 하도 서양미술로 해대니, 물타기라는 혐의도 없지는 않겠지만 신생 박물관이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흥행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고 나는 본다.

모네인지 마네인지 해뜨는 인상 정도는 한 장 가져다 놓으면 어떤가 했더랬다. 어차피 바다잖아?
어떻든 해양에 집중한다 하지만 고고학을 앞세운 고대 그리스 전시는 실패는 아닐지라도 성공은 보장하기 힘들 텐데? 하고 혼잣말을 하고 말았다.

더구나 나로서는 그 직전 물경 한달 열흘에 달하는 그리스 체류 기간 온갖 고고학 현장이라는 현장, 박물관이라는 박물관은 다 싸돌아다녔으니 이젠 그리스라고 하면 신물이 넘어올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망각이라는 시각이 흘러 어찌하다 1년이 흘러 특별전이 개막했다.

한데 우동식을 우동국물에 녹은 국수처럼 흐물흐물하게 하는 사건이 터졌으니 크로스토퍼 놀란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 디 오디세이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를 강타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잉?
이런 날이 오다니?
효과? 그래 톡톡히 본다.

세상에 나! 주말에는 전시 보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나 있을 법한 그런 풍경이 제물포 촌구석 항구마을에서 빚어질 줄이야?
싱글벙글...이제서야 우동식은 말한다.
"이제사 내가 관장질 하는 맛을 알겠노라."

인천해양박물관은 실은 박물관으로서는 입지가 좋지 않다. 월미도 유원지인 까닭이다. 뜨네기 손님들이 왔다갔다 하는 데라 지역사회에 착근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런 박물관이 요즘 용케 땡 잡은 그리스 전시 하나로 손님으로 넘쳐나니 이 얼마나 좋을씨고?

이명박이 말했다.
"세상에서 이길 수 없는 놈이 딱 하나 있다. 운빨을 타고난 사람은 이길 수 없다."
우동식...지금 한국에서 가장 운빨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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