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믿음5

배신은 본능 배신의 폭발성은 비수匕首가 아니다. 그것이 두려운 까닭은 이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배신은 그것을 안겨준 이에겐 비수가 되지만, 자신에겐 차마 할 수 없는 영적 영역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배신이 nothing to lose와 결합할 때 폭발력은 배가培加한다. 배신은 본능이다. (2016. 12. 23) 2023. 12. 23.
사람한테 덴 상처는 치료가 불가하다 내 친구 얘기를 하려 한다. 이 친구가 A라는 친구를 무척이나 믿었다. 나는 믿지 마라 했다. 나도 잘 아는 그 친구는 믿을 만한 놈이 되지 못한다 생각한 까닭이다. 왜 그러냐 묻기에 지 손에 피 한 방울 묻히려 하지 않는 놈이며, 종국에는 헌신짝처럼 배신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래도 그는 계속 그를 믿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 예언이 실행을 맛보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아니했다. 헌신짝 팽개치듯 버렸다. 나는 그가 불면의 밤을 새운다는 사실을 안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분노가 치민다 했다. 그런 친구더러 그러니 그 놈 믿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핀잔할 수는 없잖은가?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도 없고 연습도 없고, 그래서 굳은살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 상처는 언제나 새롭기만 하며, 관장하며.. 2023. 8. 25.
믿음과 배려 권위dignity는 신비神秘와 미지未知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내가 저 친구한테 군림하려면 저 친구는 나를 잘 몰라야 한다. 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저 친구는 몰라야 한다. 반면 군주는 자기가 부리는 사람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뚤어야 한다. 이것이 고대 중국의 정치학 흐름 중 하나인 황로학黃老學을 관통하는 군주론의 핵심이다. 노자老子를 핵심으로 삼는 그 철학이다. 황로학은 이런 식으로 군주가 신하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신하들은 군주를 향해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고 충성 경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통치술을 대체로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대통령 시절 노무현에게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본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아다시피 그는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나 강렬하게 자기 의지와 생각을 .. 2019. 7. 21.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는 법 찾아 보니 고려가요 중에서도 〈동동動動〉이 출전이다. 1년 한 해 농사 과정을 달마다 나누어 그 풍광을 노래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형식을 빌리되, 시종일관해서는 남자한테 버림 받은 여인네 궁색한 처지를 노래한 패로디 시문학으로, 그 6월 조가 다음이라. 19六月(유월)ㅅ 보로매 아으 별해 룐 빗 다호라.20도라보실 니믈 젹곰 좃니노이다.21아으 動動다리. 이에서 말한 6월 세시풍속은 그달 보름에 해당하는 유두(流頭)라, 이날은 각종 산해진미 차려 산간 폭포나 동쪽으로 흐르는 시내로 가서는 머리를 감고 액(厄)을 씻어 버리고는 놀이를 한판 벌이곤 했다. 한데 이 한자 표기가 묘해서 글자 그대로는 대가리를 물에다가 흘려버린다는 뜻이어니와, 경상도 지방에서는 이를 물맞이라 했다고 하니, 이에서 유두는 결.. 2018. 10. 6.
권위dignity의 자양분 권위dignity 혹은 authority는 신비神秘와 미지未知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내가 저 친구한테 군림하려면 그 절대조건 중 하나가 저 친구는 나를 잘 몰라야 한다는 점이다. 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저 친구는 몰라야 한다. 반면 나는 내가 부리거나 부리고자 하는 사람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뚤어야 한다. 특히 군주는 신하에 대해 그러해야 한다. 이것이 고대 중국의 정치학 흐름 중 하나인 소위 황로학黃老學을 관통하는 군주론의 핵심이다. 노자를 핵심으로 삼는 그 철학이다. 황로학은 이런 식으로 군주가 신하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신하들은 군주를 향해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고 충성 경쟁을 벌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통치술을 대체로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대통령 시절 노무현을 비판적.. 2018. 7. 2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