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옷소매 붉은 끝동2 [전시가 만든 인연] (2) 옷소매 붉은 끝동 덕임과의 만남 교수님께 드린 말씀은 이것이었다. “교수님. 저희가 그 책을 주제로 작은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장하신 3~10권은 저희가 소장하고 있거든요. 가지고 계신 1~2권을 대여해주시면, 10권이 처음으로 한 데 모이는 것이 되어서 꼭 대여를 하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 책이 한글로 쓰인 소설 중, 필사자 이름이 정확한 최초의 소설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증거가 1권에 붙어 있어서, 1권은 꼭 전시에서 선보이고 싶습니다.” 그렇다. 이 책 가치는 소설 내용에만 있지 않았다. 곽씨와 장씨 가문 이야기라는 뜻인 ‘곽장양문록’은 3세대에 걸친 가문 이야기여서 그런지, 길기도 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한 명이 필사하지 않고, 총 6명이 나누어 필사를 했다. 그것은 감사하게도, 1권 표지 안쪽에 .. 2023. 6. 12. [전시가 만든 인연] (1) "그렇게 중요해요? 그럼 기증하께요" 우연히 인연이 생기는 때가 있다. 그리고 사람과의 인연도 있지만, 유물에도 인연이 있다. 그때도 그런 때였다. 회의를 다녀온 과장님이 갑자기 나를 호출했다. “○○ 선생. 잠시 이야기 좀 하지.” “저요?” 나를 부를 만한 이유가 없는데, 나를 부르시니 눈이 동그래졌다. “○○ 선생이 지난 번에 갖고 왔던 그 책 있잖아. 관장님이 그걸 소개하는 전시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네.” 이런 것이 바로 내 발등에 도끼를 찍는다는 것이었다. 맞다. 그 책은 내가 스스로(!) 우리 전시관에 전시해 놓은 책이었다. 이전부터 그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 책으로 전시를 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다. 어느 유명 소설의 모티브가 된 그 책은,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 트위터에 우리 박물관으로 검색하면 그 책이.. 2023. 6. 1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