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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말, 남방의 패자 초나라를 다스린 고열왕考烈王 무덤으로 확실시되는 안휘성安徽省 회남시淮南市 우왕돈武王墩 1호묘 출토품 중 일부라,
이른바 청동 제기에 속하는 것들이다.
왼쪽 아래위가 각각 동정铜鼎이요, 오른쪽은 동언铜甗이라 하는 것이라
정鼎이야 말할 것도 없에 세발 솥이지만,
도대체 뜻은 물론이요, 발음조차 알기 어려운 저 언甗이라는 요물은 무엇인가?
저 말은 틀림없이 부수일 오른쪽이 와瓦라, 이 부수가 중요한 까닭은 그것이 들어간 글자 의미를 그것으로 제한하는 까닭이다.
저 말을 요새는 흔히 기와라 하지만, 본래는 흙으로 만든 기물 일반을 지칭한다.
흔히 한국고고학에서는 토기라 하는 것들을 포함하는 말이다.
따라서 저 말은 흙으로 빚어 구운 모종하는 그릇이라는 뜻이다.
저 말 소리를 일러 당운唐韻에서는 어魚와 건蹇의 반절切이라 했고, 집운集韻과 운회韻會, 정운正韻엑서는 어語와 건蹇의 반절이라 했으니 '언'으로 읽는 데 대과가 없다 하겠다.
그 의미에 대해서는 설문說文에 이르기를 "甑也。一曰穿也"라 했으니 시루를 말한다.
운회韻會에서는 "無底甑也"라 했는데, 이 말을 어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바닥이 없는 시루로 봐야 할 듯하다.
바닥이 없는 시루라, 딱 저 유물이 해당한다.
곧 위에 얹은 시루가 '언'인 것이다.
이런 설명은 주례周禮 동관고공기冬官考工記 도인陶人에도 보이거니와, 이 글자를 주석하기를 "甗,無底甑"이라 했다.
바닥이 뻥 뚫린 시루를 언甗이라 했음을 다시금 확인한다.
정자통正字通에서는 박고도博古圖라는 문헌을 끌어다가 해설하기를
甗之爲器,上若甑,可以炊物,下若鬲,可以飪物,蓋兼二器而有之。或三足而圜,或四足而方
라 했으니
그 기물됨을 논하면서 윗대가리는 시루와 비슷해서 취사가 가능하고, 아래는 세발 그릇인 력鬲과 비슷해서 음식을 익힐 수 있다 하면서
이 두 가지를 겸비한 것으로, 더러 세 발이 달리고 둥글기도 하고, 간혹 네 발이 달린 사각형도 있다 했다.
이로써 우리는 저와 같은 아래위 한 세트로 구성한 시루를 '甗'이라 했음을 만천하게 확인한다.
저 기물이 왜 중요한가?
비록 숫자가 많다 할 수는 없지만, 주로 삼국시대 무덤 같은 데서 저와 같은 양태인 시루가 출토하는 까닭이다.
내 기억에 아차산 고구려 보루에서도 나왔고, 다른 데서도 몇 군데 출토 사례가 있다.
여기서는 주로 재료로 보면 도기가 많지만, 쇠로 만든 경우도 있다.
저것이 명백히 저 고열왕 무덤에서는 다른 청동 제기들과 함께 그것만 묻은 지점에서 나왔다.
이는 저 기능이 시루는 시루이되, 주로 제사 같은 장중한 의식에 사용했으며, 그 기능은 취사하거나 음식을 데우는 기능이 있음을 말함을 알겠다.
이 참에 한국고고학에서 통용하는 저 시루 세트를 그냥 안이하게 시루라고 퉁치고 마는 그 습속 자체도 바로잡아야 한다.
뭐 하나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 related and previous article ***
중국 초나라 대왕묘 발굴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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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나라 대왕묘 발굴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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