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불쏘시개가 되어 버린 문화재 보호각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3. 29.
반응형

 
이번 경북 산불이 지나간 직후 경북 의성군 단촌면 관덕리 산 85번지 의성 관덕동 석조보살좌상觀德洞石造菩薩坐像과 그 관덕동 삼층석탑 현장을 답사한 이천호 선생 사진들 중 한 장면이다. 

방염포로 감싼 삼층석탑은 겉보기에도, 그리고 실제로 멀쩡한 상태다. 

한데 문제는 그 바로 뒤편. 같은 이 선생 사진들을 통해 살핀다. 
 

 
이렇다. 

이번 산물에 날아간 이 잔해는 석불좌상과 그것을 보호하던 보호각이 있던 자리다. 

석불은 어디갔을까?

미리 옮겼을까?
 

 
저 가운데 봉긋이 솟은 돌이 석불 받침대였을 듯하다. 

혹 저 잿더미에 불상은 살아남았을지 모르겠다. 

아마 살아남았다 해도 심각히 불먹은 상태로 저 잿더미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나아가 또 보나마나 보호각이 내려앉으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줬으리라 본다. 
 

 
이 사진을 보면 불길이 삼층석탑은 아예 덮치지 않았음을 본다. 

왜?

화마를 입힐 만한 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과론이긴 하나 자 방염포가 없었어도 이번 산불에서 삼층석탑은 살아남았다. 

저 석불좌상은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니기에, 그리고 하도 외딴 곳에 있는 까닭에 저런 응급조치만 했을 것이다. 

문제는 규모가 얼마 되지 않는데, 저걸 왜 옮기지 않았을까?

이 점이 실은 좀 아쉽기는 하다. 워낙 급박했어야 말이지. 
 

 
화마가 덮치기 전 모습이다. 
 
저런 목조 보호각에 저 석불을 안치했다. 

결국 저 보호각 자체가 불쏘시개가 된 것이다. 

저런 보호각 곳곳에서 심각성이 있다. 
 

가뜩이나 훼손 심각한 이 부처님, 아마 더 만신창이 났을 것이다.



개폼 낸다고 만들기는 했지만 외려 여러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그렇다고 모조리 박물관으로 옮긴다?

이것도 실은 못할 짓이다. 

나아가 같은 구역인데 석탑은 멀쩡하고 보호각은 날아간 이 역설 진짜로 문화재 당국에서는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 

주변 어느 정도 구역만 확보되면 상대적으로 산불에서는 안전할 수 있음을 극명으로 보여주지 않는가? 
 

***
 
이 문화재보호각 문제는 그간 나는 디자인 측면에서만 고려했고 그에 생각이 갇혔다. 

이번 산불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이 있음을 절감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