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경북 산불이 지나간 직후 경북 의성군 단촌면 관덕리 산 85번지 의성 관덕동 석조보살좌상觀德洞石造菩薩坐像과 그 관덕동 삼층석탑 현장을 답사한 이천호 선생 사진들 중 한 장면이다.
방염포로 감싼 삼층석탑은 겉보기에도, 그리고 실제로 멀쩡한 상태다.
한데 문제는 그 바로 뒤편. 같은 이 선생 사진들을 통해 살핀다.

이렇다.
이번 산물에 날아간 이 잔해는 석불좌상과 그것을 보호하던 보호각이 있던 자리다.
석불은 어디갔을까?
미리 옮겼을까?

저 가운데 봉긋이 솟은 돌이 석불 받침대였을 듯하다.
혹 저 잿더미에 불상은 살아남았을지 모르겠다.
아마 살아남았다 해도 심각히 불먹은 상태로 저 잿더미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나아가 또 보나마나 보호각이 내려앉으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줬으리라 본다.

이 사진을 보면 불길이 삼층석탑은 아예 덮치지 않았음을 본다.
왜?
화마를 입힐 만한 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과론이긴 하나 자 방염포가 없었어도 이번 산불에서 삼층석탑은 살아남았다.
저 석불좌상은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니기에, 그리고 하도 외딴 곳에 있는 까닭에 저런 응급조치만 했을 것이다.
문제는 규모가 얼마 되지 않는데, 저걸 왜 옮기지 않았을까?
이 점이 실은 좀 아쉽기는 하다. 워낙 급박했어야 말이지.

화마가 덮치기 전 모습이다.
저런 목조 보호각에 저 석불을 안치했다.
결국 저 보호각 자체가 불쏘시개가 된 것이다.
저런 보호각 곳곳에서 심각성이 있다.

개폼 낸다고 만들기는 했지만 외려 여러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그렇다고 모조리 박물관으로 옮긴다?
이것도 실은 못할 짓이다.
나아가 같은 구역인데 석탑은 멀쩡하고 보호각은 날아간 이 역설 진짜로 문화재 당국에서는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
주변 어느 정도 구역만 확보되면 상대적으로 산불에서는 안전할 수 있음을 극명으로 보여주지 않는가?
***
이 문화재보호각 문제는 그간 나는 디자인 측면에서만 고려했고 그에 생각이 갇혔다.
이번 산불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이 있음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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