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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피식민지 전락, 그건 사치를 억누른 필연이었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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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리

 
어느 권력이건 특히 전근대 왕권국가에서는 사치를 끊임없이 억누려려 했지만 다 실패로 돌아갔다.

단 한 군데를 제외하고선 말이다. 

그 단 한 군데가 유감스럽게도 조선이었다. 

이 왕조는 틈만 나면 사치를 짓눌렀으니, 그 사치가 인의도덕을 타락케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역사를 통괄하면 한반도 역사가 죽 이랬느냐 하면 유독 조선이 그랬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신라? 고려?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실은 도자기 분야라, 기타 이를 포함한 공예 분야 흐름을 보면 조선왕조가 얼마나 사치라는 이름으로 경기 진작을 짓눌렀는지 실감하게 된다. 

세상 어떤 왕조가 국가가 모든 상업 권력까지 틀어쥐고선 시장까지 통제한 나라가 있었던가?

육의전? 웃기는 소리다.

무슨 국가에서 민간이 해야 하는 장사까지 독점하고 통제한단 말인가?

조선후기가 상업 발달? 진흥? 자본주의 맹아? 

이따위 소리 일삼는 사람들은 신라를 모르고 고려를 외면하는 자들이다. 

백자? 웃기고 자빠졌네. 

그렇게 짓누르니 그나마 돈 될 만한 도자 산업도 분원이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독점하고 민간을 잠식했으니,

이런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민간이 숨통을 돌릴 수 있는데는 결국 보부상이었다.

질그릇 대강대강 구워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팔러다니는 그것이 어찌 자본주의 맹아이겠는가?

자본주의 자자도 모르는 자들의 한심한 언행일 뿐이다. 

사치를 억누르니, 그에 질식한 사회에서 무슨 도로가 만들어지겠으며, 그런 사회에서 그에 동원할 막대한 광산을 개발하겠으며, 이런 사회에서 무슨 광물 안료가 나겠는가?

가뜩이나 쥐뿔도 없는 나라에서 더 가뜩이나 오로지 짓누르는 데만 혈안이 되었으니, 자본?

화폐가 있으나마나한 사회에서 무슨 자본이 축적되겠는가?

앞서 나는 일본 도자기를 이야기했거니와, 나도 싸돌아다닐만큼 싸돌아다녔으니,

그렇게 우습게 보는 일본은 이미 17세기가 되면 유럽 시장을 겨냥한 유럽인들이 좋아할 도자기를 정신없이 구워내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 도자기 없는 유럽 왕실이 없다.

그 막대한 도자기를 일본이 생산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도대체 일본은 어디에서 유럽이 원하는 기호를 찾아냈을까? 

그 도자기들은 보면 철저히 수출용이다.

도대체 유럽이 원하는 도자기 기호를 일본은 어떤 경로를 통해 어찌 알아냈으며, 그걸 어떻게 구미에 맞추어 생산해 냈을까?

이게 궁금하지 않는가?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 

중국은 고사하고 일본이 저러고 있을 때 조선은 도대체 뭘 했는가?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 턱이 없는 놈들이 한가롭게 사치는 억눌러야 한다는 한심한 놀음을 일삼고 있었으니

피식민지 전락?

그건 필연이었다. 

일본넘이 나쁜넘? 

웃기는 소리 작작해라.

일본이 아니건 누구건 조선은 이미 그 훨씬 이전 500년간 중국의 식민지였으며 그 식민 권력이 1910년을 기점으로 일본으로 교체되었을 뿐이다. 

피식민지 전락, 그건 필연이었다. 

사치를 억누른 그 참혹한 대가였다. 

식민지 근대화론? 그래 말 많은 것 알고 그 주장하는 요체 상당 부문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 식민지배를 거치면서 비로소 이 땅이 사치를 알았으며, 그 사치를 알고서 비로소 경기진작이라는 관념 자체가 생긴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식민지배가 없었다면 지금도 한가롭게 이 땅에서는 인의도덕을 설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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