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24. 8. 19) 김천을 지역구로 삼는 송언석 국회의원이 지금은 원적지를 떠나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전시장을 장식하는 김천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을 김천으로 반환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바,
이 문제는 앞으로 지리한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까닭에 당대에 관련 사건 흐름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내가 아는 한에서 하나씩 정리해 가려 한다.
그 성명 촉구문 전문은 아래에 첨부하겠거니와 먼저 이 문제가 왜 불거지게 되었는지를 밝혀둬야겠다.
비단 제자리를 떠나 느닷없이 국가가 강탈해간 지역 문화재가 한둘이겠냐마는 저 갈항사지 쌍탑 또한 식민지시절에 총독부가 뽑아가서 지금과 같은 유리 걸식을 하게 되었으니
그렇게 떠난 금오산 기슭 옛 갈항사 터에는 본래 쌍탑이 있던 자리는 사유지 과수원 밭으로 변하고 그 자리엔 그 표식만 해 놓았고,
그 귀퉁이에는 비슷한 시대, 혹은 석탑보다는 시대가 떨어질 법한 석조불좌상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나아가 비지정 문화재로 아마도 통일신라 말기에 만들었을 석조비로자나불 좌상 1점이 있을 뿐이다.
석탑은 서울로 뽑아가고, 그것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사리장엄구는 국립대구박물관에 가 있으니, 세상 이런 패악질이 어디있단 말인가?
그 부당성은 내가 계속 지적했거니와, 그러면서 그 해결, 곧 제자리로의 석탑 이전과 사리장엄구 반환, 그리고 절터 정비를 위한 작업들을 물밑에서 계속하기도 했으니
다만 이 일이 지지부진한 까닭은 무엇보다 김천 현지에서의 이를 위한 심각성 자각과 운동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사유지 상태인 절터 발굴을 위한 고심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지금은 국토부 산하 국토발전전시관으로 옮긴 이서현 군 도움을 빌려 사유지를 발굴할 방안을 마련해 김천시에 제출하기도 했으니 내 기억에 이 일이 아마 6년 전쯤 어간이었다고 기억한다.
다만, 그때도 김천에서 이를 위한 자각이 부족해 이 문제는 지지부진 상태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근자 내가 우연히 구글이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를 통해 갈항사지 석탑을 김천도 아닌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길지도 모른다는 김천 지역 신문 김천황악신문 보도를 접했으니 아래 보도가 그것이다.
[속보] 국보 갈항사 삼층석탑, 대구박물관으로 이전 예정... 김천 환수 가능할까?
기사승인 2024.07.31 19:51:08
이 소식을 접하고선 하도 어이가 없었으니, 김천도 아닌 대구로 간다는 것이 천부당만부당하며, 나아가 그리 되면 김천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다시 백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그리해서는 안 된다 생각하고 나름 방안을 고민 중이었으니
그 과정에서 김천고 선배인 김창겸 현 김천대학교수와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마침 형이 조만간 송언석 의원을 면담할 일이 있다기에 이런 보도가 나왔는데 가만 있다간 당하겠소 하면서 논의한 결과,
송 의원이 나서 줘야 한다는 의견 일치를 보았으니
그리하여 내가 그 간단한 갈항사 석탑 내력과, 그것이 김천으로 반환되어야 하는 당위,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리해서 창겸 형한테 제출하고,
그에다가 형이 이런저런 자료들을 보태어 송 의원을 면담하고서는 저 문제를 강력히 요구하게 되었으니
문제의 어제 촉구문은 그런 배경으로 나온 것으로 안다.
그 촉구문은 다음과 같다.
[국회의원 송언석 입장문] 김천의 국보 갈항사지 삼층석탑의 조속한 김천 귀환을 촉구합니다.
김천에서 발견된 우리 지역 유일의 국보 갈항사지 동서 삼층 석탑을 알고계십니까?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동서 한쌍의 석탑은 1962년 국보 9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16년 경복궁으로 옮겨졌고, 2005년 다시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삼층 석탑은 김천시 남면에 있는 갈항사지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45호)과 함께 통일신라시대 불교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자랑스러운 우리 김천의 불교 전통문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이자, 우리 고장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귀중한 문화재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우리 김천에 있어야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마땅한 일입니다.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이 다른 곳이 아닌 우리 김천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또, 우리 김천시가 귀중한 문화유산을 맞이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끝날때까지 불필요한 이전 등을 추진하지 말고, 유물 보존과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사랑하는 김천 시민 여러분, 저는 경북 김천의 국회의원으로서 갈항사지 삼층 석탑이 다시 우리 김천으로 조속히 돌아올 수 있도록 누구보다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갈항사지 석탑이 김천으로 돌아오기 위한 사전준비로써 주변 시설을 정비하고, 국가유산(사적) 지정 등 각종 행정 절차를 꼼꼼히 챙겨가겠습니다.
김천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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