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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 기름 바른 유창 미국영어로 여친인듯한 동행한테 미국인 듯한 양코배기 젊은 친구가 남산을 장악한 열쇠 더미를 보고는 "love locks"라 설명하는 말을 우연히 엿듣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접때 어떤 아줌마는 남산이 처음인듯, 대뜸 하는 말이 "이게 대체 돈이 얼마야" 하는 게 아닌가?
열쇠로써 변치않는 사랑 상징한답시며 자물쇠 채우곤 그에다가 "변치 않는 우리 사랑"이니, "죽을 때까지 한가지로" 하는 오글거리는 몇 마디 적고는 그 아래다가 그를 맹서한 커플 이름과 날짜를 적어 걸어주는 저 전통이 중국에선 아주 흔한데 혹 그에서 흘러왔는지는 모르겠다.
볼 때마다 글쎄, 저리 요란스레 맹서한 사랑이 지금도 영속하는 커플 몇이나 될까 못내 의뭉한 까닭은 내가 냉소적이기 때문일까? 아님 그러지 못한 내 과거가 투영된 때문일까?
사랑이 변치않을 수도 없을 뿐더러, 저리 꼭 끌어매야 어느 정도 안심하는 사랑은 글쎄다, 미저리misery 아닐까 싶기도 하다만, 이런저런 잡상을 푸념하는 나 역시 꼰대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함에도 저 열쇠와 자물쇠는 돌이켜 보면 참말로 끔찍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지울 길 없다. 저야 연결 혹은 접속 혹은 어트랙션이란 상징이겠지만 구속과 억압과 폭력 같기만 하다.
흘러가는 대로 놔둘 뿐이다.
고통스럽지 않은 별리別離 있던가?
내가 살아보니 제아무리 연습해도 아픔을 감減할 수 없는 일이 별리와 상실과 단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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