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내발산동 PC방 살인사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0. 21.
반응형

좀전 남영동 밥상 머리에서 나만 뺀 온가족이 PC방 살인사건을 이야기하며 분통을 터뜨린다. 장모님 마누라는 물론이고, 고등학교 재학생인 아들놈까지 가세했다. 난 무슨 소린가 했다. 나로선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이다.


명색이 기자란 놈이, 것도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 있는 언론사에서 문화부장질이라고 하는 놈이, 나중에 알고 보니 발생 일주일이 지나고, 지금도 한창 논란 중인 그 PC방 살인 사건조차 까마득히 몰랐던 것이다. 우리 공장 편집국 문화부 바로 옆이 담당 사회부인데 그 옆에서 그런 일을 다룬다는 사실도 몰랐으니 말이다. 


강서 내발산동 PC방 살인사건 현장에 놓인 헌화. 연합DB



그래, 바빠서 라고 해둔다.

내 일에 치여서라 해두자.

문화부 일만으로도 치어서 죽을 판이라 옆부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해두자.

까꾸로 저들이 BTS가 그제 파리공연을 끝으로 유럽투어 대미를 장식하고는 곧 귀국해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참석해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를 가능성 99%니깐, 뭐 피장파장 아닌가 말이다. 


얼마나 바쁜가 물어보면 졸라 정신없다고만 해둔다. 우리 문화부에서만 생산하는 문화기사만 하루 60~70건이요, 그걸 하루 죙일 정신없이 데스킹 보다 보면, 옆동네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노릇 아니냐 항변해 둔다. 내꺼 챙기기도 바빠 죽을 판이니, 그 내꺼를 조금만 벗어나면 등신이 된다.


그래도 슬그머니 서재로 들어와, 네이버 포털로 'PC방 살인사건'이란 검색어를 넣어본다. 아뿔싸....지난 14일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발생했고, 이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인지 뭔지가 난리라네? 벼락같이 읽고는 벼락같이 이 사건 개요를 갈무리해둔다. 다시는 등신 취급 받지 않으려 말이다.  


그나저나 저 내발산동은 뭐냐? 꼭 말죽거리처럼 언제나 호러 무비 무대가 되는 것만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