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등잔불은
다 알고 있었어요.
아롱아롱 등잔불 아래
삯바느질 하던 어머니의 중얼거림을.
하얀 겨울을 이기고 온 아버지의 거칠어진 손을.
이불 밖 눈만 내밀고 천장에서 별을 찾던 아이의 꿈을.
비록 등잔은 아니지만, 조명 하나 켜고 글을 적고 있으니 감성에 젖어들었습니다.
오글거리는 글, 용서해 주세요.ㅎㅎ
저는 어렴풋이 등잔과 등잔대가 헷갈렸습니다.
잠깐만 생각하면 금방 개념이 정리 되는데 말이지요.
보통 ‘등잔’ 하면 등잔대(燈盞臺)와 등잔(燈盞)을 함께 통칭하여 의미하곤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등잔’은 종지형의 그릇으로, 그 안에 기름을 넣어 불을 켜는 등기구를 말하고, ‘등잔대’는 등잔을 받쳐주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뭐, 굳이 구분하여 부르지 않아도 의미는 통하니 크게 게의치 않아도 될듯 합니다. (저는 왜 헷갈렸을까요. ㅋㅋ)
그럼 촛대는?
등잔을 올려 두는 대(臺)가 등잔대이니, 당연 초(燭)를 올려 두는 대는 촛대(燭臺)겠지요.
지금에서야 초가 흔하지만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초가 귀했다고 합니다. 저희 엄마의 어린시절만 해도 등잔불만 켜다 특별한 날(주로 제삿날) 초를 켜면 그렇게 환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른들 표현을 빌리자면 ‘대낮같이 환하다.’
이뮤지엄에서 백동 촛대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모양의 화선(火扇-불후리)을 가진 촛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화선의 역할은 빛을 반사하여 더욱 멀리 퍼지게 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바람을 막아주기도 하고, 때론 징식적인 기능까지 더해주었습니다.
이 촛대들은 보통 분해하여 조립이 가능한데, 보관하기 편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이동할 때도 짐의 부피를 작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촛대를 들고 이동할 일이 있을까요?
제사를 지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던 그 시절에
혹여 멀리 나가게 된다면 날에 맞춰 제사를 지내기 위해 촛대도 같이 가져갔을 것입니다.
기능적인 면에서 비슷한 의미로 족자형 감모여제도(感慕如在圖)가 있는데, 다음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린 오늘 밤은
등잔은 아니어도 간접 조명 하나 켜고 분위기 내보는 건 어떨까요?
갑자기 고궁박물관 사각유리등이 생각나는 겨울밤입니다. (나만 없어..사각유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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