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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만나기 어려웠기에 헤어지기도 어려워

by taeshik.kim 201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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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사진임



당말唐末 문단에 유미주의라는 열풍을 일으킨 이상은李商隱. 이 유미주의 열풍은 어쩌면 남북조시대, 특히 남조 육조로의 회귀이기도 했다. 


이 친구 말은 빌빌 꼬아 알아먹기가 에렵기 짝이 없는데...시 제목도 무제(無題)라 한 일이 많았으니, 그래도 다음 시는 알아먹기가 개중 쉽고 애잔하다. 



무제(無題)


만나기 어려웠기에 헤어지기도 어려워 

동풍이 메가리 없어 온갖꽃 떨어지네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 뽑기 끝나고 

촛불은 재되어야 비로소 촛농 마르네 

새벽 거울보다 수심에 머리 희어지고 

밤엔 읊조리다 달빛 찬 줄 알았네 

봉래산 예서 가는 길 멀지 않으니 

파랑새야 살짝 가서 찾아보고 오렴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青鳥殷勤為探看. 



파랑새



몇몇 구절에는 자신이 없다. 

봉래산 가서 무얼 찾으라는지...나는 모르겠다. 


청조靑鳥라는 파랑새는 그 색감 때문에 무슨 애완용 새이겠거니, 혹은 물총새 종류이겠지니 하겠지만, 실은 독수리 맹금류다. 이 청조는 곤륜산에 산다는 여신 서왕모西王母의 메신저다. 


봉래산이나 곤륜산은 신선향임에는 틀림이 없고, 그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서왕모가 상거常居하는 곳은 곤륜산이라, 이 시에서는 착종이 일어났다. 



산둥성(山東省) 등현(藤縣) 대곽촌(大郭村) 출토 화상석. 가운데 인물이 서왕모(西王母)이며 그 오른편 맹금류가 청조靑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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