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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모내기 없는 논은 무슨 장점이 있는가

by 초야잠필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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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은 썩는다. 썩음은 부양을 부른다.

 

우리가 아는 논은 모내기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앙과 논은 일체라는 말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그런데 논은 이앙과 함께 생긴 것이 아니다. 

이앙이 있기 전부터 논은 있었다. 

그러면 여기서 간단한 의문이 나온다. 

논은 왜 필요했을까? 

왜 밭농사하던 동네에 논이 생겨났겠는가 말이다. 

쌀을 키우려고? 

쌀은 논에서만 자라는 게 아니다. 

논은 이앙이 보편화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한국땅에 있었다. 

논은 왜 출현한것일까? 

잡초 때문에? 

원래 벼는 수생식물이라서? 

그게 아니다. 

 

 

논은 언젠가도 여기 썼지만, 

화전으로 돌아다니며 간신히 농사 짓던 신석기시대 농사가 논이 도입되면서 매년 연작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대대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쉽게 말해서 매년 연작이 불가능할 정도로 척박하던 한반도 땅에 비로소 몇년에 한번씩 불지르며 만들어진 땅을 일구며 다니지 않아도 되게 만든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논이라는 말이다. 

이때문에 논과 함께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땅이 워낙 척박하다 보니 논이 출현하기 이전에는 황하나 메소포타미아처럼 매년 충적지대에서 특별한 비료없이도 농사 짓던 곳과는 달리매년 농사짓는 일은 엄두도 못내다가 논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매년 농사가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왜? 

매년 물을 대고 빼면서 인공적으로 홍수를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논이라는 건 적어도 한반도에선 처음에는 이앙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당연히 아니고 바로 인공적인 홍수를 유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다. 

청동기시대 논? 

비유하자면 매년 인공적인 홍수를 유발하여 새로운 흙으로 덮이는 충적지이다. 

이런 홍수에 의해 새로운 양분과 토양을 공급하는 건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황하라면 강물의 주기적 범람이 이를 해결해 주었지만 한국은 논물을 대고 빼며 농부들이 인공적으로 이 일을 반복해주어야 했고 그렇게 하는 순간 비로소 제대로 된 문명이 열린 것이다. 

청동기시대에야 농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다. 

농사 기법이 바뀐 것이다. 

 

농촌의 진화, 그것을 팽개친 역사가 무슨 역사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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