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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안내판을 두고 문화재청 주변으로 요란한 상황이 전개한다.
이 문제 심각성을 더는 방치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나는 몇년전 '안내판 문화재의 얼굴'이라는 페북 페이지를 열기도 했다.
내가 이 문제를 제기할 때는 주로 다음 네 가지를 염두에 두었으니,
1. 무엇을 담을 것인가?(내용)
2.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디자인)
3. 어디에 세울 것인가(위치)
4. 영어판은 어찌할 것인가?(독자)
가 그것이다.
이 문제 발단을 정부 차원에서 촉발한 문재인 대통령 지적은 실은 안내판이 탑재한 무수한 문제 중 1번에 지나지 않거니와, 실은 나머지 문제들도 심각함이 중증이다.
1에 대한 대안 중 하나는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석조물 안내판이 훌륭한 보기다. 이 안내판은 아마 이영훈 경주박관장 작품으로 알거니와 함 보라. 어찌 쓰야는지 그 전범 중 하나다.
2는 외양이다. 요새 번들번들 안내판 천지라 여름날엔 비쳐서 읽을 수도 없다, 철판구이 하려는 모양이다. 업자들 농간에 놀아난다.
혹자는 친환경 운운하면서 알록달록 나무 안내판을 쓰기도 하는데 이 또한 근시안이요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나무는 5년을 버티지 아니한다.
3은 경관과 연동한다. 안내판이 가림막 비계인곳 천지다. 사진 영상시대 그 위치는 경관을 책임지는 관건으로 대두했다. 거돈사지 가봐라. 삼층석탑 앞에 턱하니 뭐가 있는지.
4는 구마라집과 현장 법사의 싸움이다. 많은이가 번역의 정확성을 말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이는 새발의 피다. 내가 생각하는 영어 안내판은 그에 해당하는 한국어 안내판의 번역이 아니다. 독자가 다르다. 텍스트가 달라야 한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문화재청이 우당탕탕이다. 보니 오늘도 관련 보도자료를 뿌린 모양이다. 미안하나 난 당신들 안믿는다. 지금껏 하는 일들 패턴을 알기에 난 당신들 하는 일 기대 안한다.
이태리 어느 산간에 와서 야심한 새벽에 이런 글 쓰야는 내가 참담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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