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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경치 좋은 곳에는 셋 중 하나가 들어서게 마련이다. 절, 정자, 군사시설.
이곳은 그중 둘이 한꺼번에 들어선 곳이다.
충청도수군절도사忠淸道水軍節度使가 머무르던 수영水營의 망루이자 정자가 이 영보정永保亭이었다. 그런 만큼 경치로는 조선 제일을 다툰다고 하는 곳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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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취헌挹翠軒 박은朴誾(1479~1504),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1571~1637),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 같은 당대 명사들이 제시와 기문을 지어 붙였고, 규남圭南 하백원河百源(1781~1844)이라는 분은 아예 그림을 그려 여기서 노닐던 때를 회상했다.
그 그림에 거북선이 있어 한때 뉴스를 달구기도 했다.
하지만 무정한 세월은 수군절도사영水軍節度使營도 영보정도 모두 스러뜨렸다. 판옥선에 거북선이 그득했을 항구 안엔 고깃배만이 한가롭고, 땅바닥엔 수군 장교들이 썼음직한 백자며 분청자 파편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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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는 다시 섰지만 저렇게까지 우람했을까 의문은 남는다.
하지만 읍취헌이 찬탄했던 경치만은 아직도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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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햇빛이 바다에 윤슬을 띄우는데
고깃배 위엔 갈매기 몇 마리 원을 그린다
백제의 산하는 아직도 여기 남아 있건만
서쪽서 부는 바람 헛되이 옛 성에 부딪힌다
*** Editor's Note ***
보령 충청수영성忠淸水營城은 아래를 참조하라
https://www.brcn.go.kr/prog/attraction/tour/sub01_02/view.do?attractionCode=31
섬 < 관광명소 < 보령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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