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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비격진천뢰의 본고장 무장읍성, 그 객관에서 기생과 나눈 질펀한 사랑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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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읍성 송사지관(松沙之舘)




근자 전라북도 고창(高敞) 땅 무장읍성(茂長邑城)이란 곳을 발굴조사했더니, 조선시대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이 무더기로 발굴되어 화제가 되었거니와, 이곳은 조선시대 이 일대 행정구역인 무장현(茂長縣)을 통치하던 관아가 있던 곳이라, 둘레 약 1천400미터에 달하는 성벽은 상당 부분이 훼손되어, 지금은 발굴조사를 거쳐 순차적인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거니와, 그 안쪽에 대한 발굴조사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그 면모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현재도 송사지관(松沙之舘)이라는 간판을 내건 조선시대 객관客館(객사·客舍)이 아주 잘 남았으니, 주변 고목들과 장관을 빚어낸다.  


육상과 해상 교통로 길목에 위치하는 무장읍성을 다녀간 조선시대 묵객이 적지는 않아, 관아가 있고 이곳을 들락거린 사람들이 숙식하던 객관이 있었으니, 이에는 이들을 수청하는 기생들이 있었다. 그런 기생 중에 특히나 미모를 뽐낸 이가 있었는지, 임득명이라는 사람이 있어 개중 그 꽃 같은 기생과 하룻밤을 질펀하게 보내고는 다음날 이별하게 되었나 보다. 아리삼삼, 그 손길 뿌리치고 길을 떠나야 하는데, 아래 시는 그에 즈음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읊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송사관에서 꽃다운 기생에서 써주다[松沙舘書贈花妓]


[朝鮮] 임득명(林得明·1767~1822) / 기호철 選譯評  


사방에서 송사관 찾아온 낮 익은 얼굴 많으니 

술병을 든 꽃다운 기생을 밤에 서로 찾았다오 

내일 아침 잡은 손 놓고서 천리 길 돌아갈텐데 

이별이 섭섭한 마음뿐이거늘 너를 어이할거나


四到松沙宿面多,  携樽花妓夜相過。 明朝分手還千里, 別意葱葱奈爾何。



무장읍성



이에서 말하는 송사관(松沙舘)이 곧 송사지관(松沙之舘)을 이른다. 이 시는 《송월만록(松月漫錄)》 1책에 수록되어 전한다. 


이 시를 짓기에 앞서 무장읍성에 도착해 환대 받는 모습을 같은 임득명은 이렇게 노래했다. 


무장 송사관에 도착하여[到茂長松沙館]

 

송사관 이르러 말에서 내리곤  

난간 기대니 흥이 더욱 솟네

붉은 감잎 달처럼 둥그렇고 

뱅어국은 은빛 돌고 가느네

촛불 그림자 화문석에 흐르고 

대숲이 기생 술잔에 떠다니네  

남쪽에 내려오니 시상 넘쳐 흘러  

가는 곳마다 타향 소재 시로 읊네

 

下馬松沙館, 憑軒興更長。月圓紅柿楪, 銀細白魚羹。燭影流花席, 竹光泛妓觴。南來詩思健, 隨處記殊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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