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했듯이 빡빡한 일정 탓에 학회장과 숙소를 오고가면서 본 것 외에는
쿠스코를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요즘 같이 한국인이 세계 방방곡곡을 드나들며 글을 쓰는 시대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쨌건 한 며칠이나마 쿠스코 공기를 마셔본 사람으로서 조금 써 보자면,
남미대륙에서 사람 살 만한 데는 다 병합했다는 잉카제국 수도였다는 이 쿠스코라는 도시-.
일견해서 엿보면 무엇보다
한 블록마다 하나씩 존재하는 대성당 존재가 정말 특이하게 보인다.
이 정도 밀도라면 유럽도시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인데,
일단 성당 하나하나 크기가 무척 크고,
그 큰 대성당들이 좁은 구역에 몽땅 몰려 있다.
이쯤 되면 이 대성당들은 뭔가 의도를 가지고 지어졌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인터넷을 들여다 보면, 이 대성당들이 있던 자리는 모두 잉카의 왕궁, 아니면 신전이었던 모양인데,
그 왕궁과 신전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성당 건물을 올리다 보니
부지가 넓어 대성당이 될 수밖에 없었을 터이고,
워낙 왕궁과 신전 부지가 많다 보니 대성당들이 좁은 곳에 밀식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말하자면 이 대성당들은 이교도의 우상이 지배하던 잉카의 수도를
기독교의 힘으로 누르던 일종의 진단구 아니었을까.
이것이 학계에서도 받아들이는 주장인지는 모르겠는데
오고가며 들여다 본 필자 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였다.
참, 쿠스코에는 잉카 유적이 거의 없다.
성당 건물 아래에 모두 깔려 있다는 주장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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