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연구자로서 필자의 세대는 두 가지 점에서 엘 고어의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하였다.
엘 고어는 아다시피 지금 미국 대통령을 하고 있는 양반하고는 모든 점에서 정반대에 있는 정치가라 할 수 있겠다.
이 양반에 대해서는 역사적 공과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지만,
그런 정치적 문제를 여기서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니니 그 부분은 건너뛰고,
엘 고어는 이 당시 두 가지 점에서 지식의 독점 체계를 깨고 필자 같은 돈 없는 나라의 연구자에게도
초일급 정보에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 공이 있는 사람이라 하겠다.
첫째는 앞서 이야기 한 메드라인-.
엘 고어 시대에 앞서 이야기 한 바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던 메드라인을
더 이상 돈을 받지 않고 온라인 상에 그대로 공개해 버렸다.
이 시점이 1997년 6월의 일이다.
엘 고어가 온라인에 메드라인을 공개하고 이것을 펍메드PubMed라 하여
인터넷 상으로 모든 초록의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필자 같은 대학원생은 필요 없는 도서관 심부름에서 해방되게 되었다.
아마 당시 초록을 더 이상 도서관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검색하게 됨으로써
느끼는 감동은 필자의 세대 대학원생만 느낄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온라인 상에서 논문 원문까지 얻는 것이 가능해 진 세상이지만,
엘 고어가 논문 초록을 무료로 검색 가능하게 한 이 조치가 아니었으면,
원문 검색?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엘 고어의 두번째 공헌은 바로,
사람 유전체 전장 서열을 모두 해독하여 보고한 human genome project였다.
이 프로젝트는 처음 진행되었을 때 들어간 돈이
아폴로 우주선 하나 달나라에 보낼 정도였다 하니
미국도 국력을 기울여서 펼친 작업의 결과였는데,
이걸 과연 돈을 부은 이들에게 그 결과물을 귀속시킬 것인가,
아니면 문자 그대로 대중 공개, 까버릴 것인가 꽤 오랫동안 논의가 있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돈을 부은 쪽에서는 여기에 특허권을 설정하여 두고자 하였다.
고어를 비롯한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여
막대한 돈이 들어간 휴먼지놈프로젝트의 산물에 대해서는 특허권 없이,
여기서 나온 결과물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렇게 당시의 연구 성과에 대해 자유로운 접근과 이용을 불가능하게 했다면
유전체에 대한 연구는 훨씬 그 속도가 더뎠을 것이고,
우리는 지난 COVID-19 당시 효과적 백신 개발, 아마 어려워졌을 터이다.
필자의 세대는 이 처럼 당시 고어와 그 동료들, 정치가들의 혜안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하겠다.
논문의 정보, 사람 유전체에 대한 정보가 만약 그때 완전히 풀리지 않고,
지금도 특허권에 걸려 있다고 생각해 보라.
필자는 지금 미국 행정부라면 아마 메드라인과 HGP의 결과물에 미국정부의 특허권을 걸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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