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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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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움베르토 에코 소설이 새로이 국내에 소개됐음을 '하염없는 부러움'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으로 소개했으니, 그 소설이 내 머리맡에도 있지만, 요샌 책 읽기 엄두가 나지 않는 바쁜 나날임을 핑계로 들쳐볼 생각도 못했거니와, 오늘 아침 문제의 소설을 우리 공장 문학 담당 임미나 기자가 아래와 같은 기사로써 소개한다.  


가짜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움베르토 에코 마지막 소설

'제0호' 출간…에코 "저널리즘, 가짜·조작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야" 


'제0호'라는 제목이 약간은 이질적이라, 그러면서도 에코 작품은 하도 많은 소개가 이뤄졌으니, 이번 책 역시 혹 기존 번역에 대한 새로운 버전 아닌가 하는 의심도 없지는 않았으나, 임 기자 보도를 보면 얼마 전 타계한 이 거장(1932∼2016)의 "마지막 소설"이라 하며 이를 소개한 "출판사 열린책들은 애초 그가 타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설을 출간할 계획이었으나, 번역 작업에 시간이 걸려 독자들의 기다림도 길어졌다"고 한다. 


나아가 임 기자에 의하면, "작가이자 기호학자로서 인간의 언어와 문자, 소통 방식, 그 행간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의미에 관한 탁월한 해석을 보여준 그는 이 소설에서 현대사회의 정보 전달 기능 최전선에 있는 '저널리즘'을 해부했다"고 하거니와, 그 일환으로 "특히 '정론'이 목적이 아니라 순전히 돈벌이나 정치적인 거래를 목적으로 뉴스를 선택하고 조작하는 '황색 저널리즘'의 메커니즘을 생생하게 그리며 그 천태만상을 날카롭게 풍자했다. 그 와중에 음모론에 쉽게 빠져드는 인간의 속성을 보여주며 저널리즘이 어떻게 '가짜'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움베르토 에코. 이 양반 사진들 보니 나랑 비슷하게 골초였던 듯하다.



임 기자 보도를 계속 보면 작품 배경은 1992년이라 하며, 실제 이때 "이탈리아에서 전무후무한 정치 스캔들이 터지며 기득권층의 정경유착 실태가 드러난 때다. 그 혼돈에서 밀라노의 부유한 기업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새로운 기수로 떠오르고, 이듬해 자기 정당을 세운 뒤 1994년 총리로 선출된다." 햐, 그러고 보면, 나 같은 축구광한테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정치인으로서보다 'AC 밀란 구단주'로써 더 각인하거니와, 이태리 정치인이 거개 그러하듯 베를루스코니는 축구 재벌이요 언론 재벌이기도 하다. 나아가 베를루스코니는 이미 그가 이태리 정계를 장악했을 무렵에 나이가 적지 않았다고 기억하거니와, 섹스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지금은 AC 밀란 지분을 팔아 그 대주주 지위는 상실한 것으로 안다. 


그에 더불어 나로선 현직 기자이기도 하니, 더구나 그것이 정면으로 다룬 문제가 '가짜뉴스'라 하니, 기호학이라는 학문을 들고 나오고, 그것을 문학에 접목함으로써 세계 지성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에코가 이 문제를 어찌 접근하려 했는지가 몹시도 궁금하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그의 대표작으로 거론하는 《장미의 이름》은 그것이 국내에 막 소개되었을 적에 그 책을 읽었던 듯도 하나, 나아가 그것이 영화로도 변모했을 적에도 본 듯 하나, 제대로 하나 읽은 작품 하나 없다. 그러면서도 아무튼 문명文名 드나리며, 그의 코너가 이태리 서점 곳곳에 설치된 장면을 목도하고는 하염없이 부럽기는 했더랬다. 하긴 그를 위한 코너는 이태리가 아니래도, 국내 큰 서점에서도 있다고 기억하니, 에코가 한국사회 혹은 세계시민사회에 공명한 힘은 무엇인지가 그가 죽고나서야 의문을 자아내니, 살아있을 적에 내가 관심이 있었더래면, 혹 저 사람을 한번쯤 대면했을지는 모르겠다 하는 생각도 펀듯 해 본다. 


이번 주말,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제0호》를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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