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훈과 함께하는 paleopathology

유럽 철기시대의 사형수들 (7)

by 응도당 2020. 1. 26.

신동훈 (서울의대 생물인류학 및 고병리학 연구실)


어떤 학자의 추산에 의하면 앞에서 이야기 한 늪지미라는 지금까지 유럽 전역에서 2000여 개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미라가 조상 무덤을 이장중에 발견되는 것 처럼 유럽 늪지미라는 토탄 채취중에 발견되었는데 현재까지 박물관에 보관된 미라는 45개체 정도. 외치가 5천년 전 유럽 순동기시대 사람의 생활을 웅변하고 있듯이 늪지미라는 역사기록이 미흡한 철기시대 유럽인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늪지미라는 얼굴 모습이 생생한 표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존상태가 탁월해 보이지만 대개의 경우 피부를 제외한 내장기관과 뼈대 등은 잘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에 대해 보고된 의학적 연구성과는 다른 미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덴마크에서 발견되어 현재는 코펜하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이 늪지 미라는 발견당시 다리가 부러져 있었고 목에는 밧줄이 걸려 있었다. 



덴마크 늪지에서 발견된 이 인골에는 머리뼈 안에서 화살촉이 몇개 발견되었다. 아마도 매우 근접 거리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는 밧줄로 목을 졸라 살해한것이 아니라 활을 쏘아 사살 한것 같다. 


독일에서 발견된 늪지미라. 이 미라는 목이 베어지고 어깨뼈는 부러졌으며 화살에 맞은 흔적이 발견되었다.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이 늪지미라는 두 사람이 이런 모습으로 토탄지대에서 함께 발견되었다. 


이 늪지미라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팔짱을 낀 형태로 발견되어 많은 화제가 되었고 추측을 낳았다. 


당초에는 이들은 남자-여자 커플로 추정되었다. 둘 중 한쪽에서는 남성생식기가 남아 있었고 다른쪽은 이보다 몸의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이렇게 추정하였는데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부부 혹은 연인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1990년, 여자로 추정된 사람의 턱에서 수염이 확인되어 반전이 있었다. 근래 인기가 있는 DNA 검사에서도 둘은 남성으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되면 이 두 사람은 졸지에 "남성 커플"이 되는 셈인데 역사학자들은 이를 "동성애자는 살해하여 늪지에 던졌다"는 타키투스의 기록과 연결시켜 최초로 발견된 "동성애자 커플"로 일약 화제가 되었다. 


현재 이 두 사람의 "남성 커플"이 과연 동성애자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아직도 있다. 


타키투스가 동성애자는 죽어 늪지에 던졌다는 기록을 남겼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매우 친밀한 관계의 가족관계거나 아니면 같이 죽은 전사일수도 있겠다. 사실 수천년 살아 남은 시신만으로 이 이상 어떻게 더 알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본 것 처럼 늪지 미라에 대해서는 지금도 이 사람들이 "사형수"인지 아니면 종교적 제의의 "인신공희"의 결과물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엇갈려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드렌트 박물관에 보존 중인 Yde girl. 


늪지미라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사실은 어떤 하나의 문명이 다른 문명으로 전환될 때-. 


특히 그 전환이 별개의 제3의 문명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질때 (유럽의 신대륙 정복이나 일본의 조선 병합처럼) 사라져 버린 사회의 여러가지 풍습은 종종 종래의 문명이 "망해야 할 이유"의 하나로서 정복자는 "사라져야 할 야만적 문명"을 윤리적으로 교화한 것으로 분식하는 유용한 재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시각을 일제시기 전통 조선사회를 바라본 식민주의자의 시각에서 여실히 볼 수 있었고 이전 연재, 인도의 순장 풍습 (Sati)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전통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런 풍습은 때로는 식민주의자에게는 예리한 칼이 되어 그들의 지배를 정당화 하는 명분이 되었는데-.  


정복자들이 피정복자의 문화를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이용되었던 미라가 세계사에는 또 있다. 


신대륙 잉카제국에서 그 또 다른 예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完)

댓글2

  • 2020.01.26 17: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13 2020.06.09 12:55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미이라나 각종 역사자료가 많아서 재밌게봤는데
    다름이 아니라 제가 14년15년쯤에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본 책이 있는데

    저런류의 컬러 사진이 나오는 일반책에 5배정도로 큰 사진책이였습니다

    기억나는게 마지막쯤에 늪지미라 여기서 나온듯한 사진들이 나왔었고

    첫번잰가 두번쨰는 영국? 광산지방에서 칼로 찔리고 죽은 미이라였습니다

    이책이름을 혹시 알수 있을까요? 진짜 엄청크고 저런 미이라류의 사진이 주를 이뤘으며, 사진도 화질도 좋고 ..

    정말 다시보고싶은데 책제목을 알수가 없네요 ㅠ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