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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이사벨라 버드가 전하는 흡혈귀 이야기

by 초야잠필 202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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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bella Lucy Bird(1831~1904)

 

필자가 최근 읽고 있는 구한말 외국인의 한국기행문 중에는

이사벨라 버드의 저작 이상이 없다. 

그녀의 날카로운 관찰력, 

그리고 대상에 대한 기본적 애정은 필자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 양반은 지금 태어났다고 해도 세계적인 인문학자로 대성했을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태어난다면 어렵겠지만. 

이사벨라 버드의 책을 보면, 흡혈귀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의 이야기에 의하면 조선에 사는 이 흡혈귀는 바로 "양반"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이들이 농민의 피를 빤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사벨라 버드가 주목한 것은 "농민의 피를 빠는"데 있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굳이 자본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세상에는 싫던 좋건 그렇게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오랫동안 역사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지배자라고 해서 유럽에 없었겠는가?

미국에 없었겠는가? 

문제는 지배자라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아무 것도 안 한다는 데" 있다. 

조선이 말년에 생산성이 바닥을 치고 특히 농업생산력이 주변국가보다 훨씬 열등해진 이면에는 자연에 의해 주어진 불리함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농업생산을 개선하기 위한 공적 자본 투입이 사회 전체적으로 전혀 없었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논에 물대는 수리시설만 해도 

17세기에 개간으로 전국적으로 수리시설이 급증했다고 하지만 그 대부분은 영구적인 저수지가 아니고 보이며

보 중에서도 홍수만 나면 떠내려가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대충 만들어 놓은 보였다. 

이런 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농민들이 할 수는 없다. 

최소한 지주가 준비하던가 아니면 국가가 나서던가 해야지 

물론 뭐 이런 수리시설 만드는 것도 백성을 힘들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아예 일도 안 벌렸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만, 

 

룰루랄라. 담배 피며 농민 감시하는 양반 지주



조선시대-. 

수많은 민농시를 써제낀 사대부들 과연 농사가 어떻게 지어지는지 알고나 있었을까? 

농사가 어떻게 지어지는지를 알지를 못하니 

그 개선법도 내놓지 못하는 것이다. 

참고로-. 

농업기술은 농사꾼이 개발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다. 

영국은 농업혁명 와중에 영국 농업의 기술을 혁신한 것은 재지 젠트리였고, 

일본도 농업기술의 혁신은 막부, 혹은 번의 관리, 사무라이들에 의해 많이 이루어졌다. 

조선의 사대부들-. 

최소한 조선후기만 놓고 본다면 

이들은 이사벨라 버드가 이야기했듯이 흡혈귀가 틀림없다.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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