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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조선왕 제끼고 명 황제와 직거래한 임경업은 유교적으로 타당한가

by 초야잠필 202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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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업은 명청교체기에 조선의 범주를 벗어나 복명운동을 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사후에 조선에서도 추앙되기는 했지만 

유교적으로도 그의 행동이 도덕적이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겠다. 

우선 유교적 질서에서 신하의 신하인 배신陪臣은 자신이 모시는 군주를 넘어 그 군주의 종주권이 있는 자에게까지 충성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유교적 윤리로도 배신의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자신이 모시는 군주만이 있을 뿐이다. 

이 군주를 넘어서 군주의 군주에게 직접 충성을 바치고자 하는 행위는 유교적으로 볼 때 자신의 군주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된다. 

쉽게 말해서 조선과 명이 사대관계에 있고 조선왕과 명 황제가 군신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조선의 신하, 명 황제의 입장에서 볼때 배신인 임경업은 조선왕을 뛰어 넘어 명 황제에게 직접 충성을 바칠 수 없다. 

유교적 윤리가 깊게 침투한 에도막부 말기,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탈번한 소위 메이지 지사들은 

자신들이 나고 자란 번에서는 배신자로 간주되어 반역자로 지탄되었다. 

이 쪽이 보다 유교적으로 타당한 윤리관을 가지고 있었다 할 것이다. 

임경업이 자신이 모시던 조선왕을 건너뛰고 명황제에게 직접 충성을 바치는 행위가 타당한가? 

오늘날의 관점에서만 문제가 아니라 

당시 유교적 윤리에서도 이런 행위는 지탄의 대상이 되는 행동이었다 하겠다. 


임경업은 명청 교체기에 청나라에 저항한 구국의 명장으로 추앙되는데 그의 업적과는 별개로 조선왕을 뛰어 넘어 명황제에게 직접 충성을 바치고자 한 그의 행동은 유교적으로 볼때 문제가 많은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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