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자동물시계의 주전籌箭! (by 윤용현)

서울 종로 공평동에서 발굴된 과학유물이 장안의 화제다 !

다만 아쉬운 것은, 금속활자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듯한 점이다.

조선전기 자동물시계의 주전籌箭과 세종 때의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등에 대해서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이다.

발표 당일 금속활자, 자동물시계의 주전籌箭, 일성정시의 전문가 들이 패널로 참석하여 각기 과학유물별 설명과 질의 응답이 이루어졌다.

저 또한 주전에 대해 의견서 제출(흠경각옥루 연구진과 논의를 거침) 및 설명을 위해 패널로 참석하여 의견을 제시 하였는데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조선전기 자동물시계의 주전籌箭으로 판단되는 발굴된 동제품은 동판銅板과 구슬방출기구로 구분된다.

동판에는 여러 개의 원형 구멍과 ‘일전一箭’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구슬방출기구는 원통형(단면 사다리꼴)으로 양쪽에 은행잎 형태의 구슬막이와 갈고리가 부착되어 열고 닫을수 있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형태와 구조는 세종실록 김돈의 보루각기의 내용과 일치한다.

또한 보루각 자격루와 흠경각 옥루에 관련된 실록의 여러 기록에 따르면 이러한 동판과 구슬방출기구를 주전으로 기록하고 있다.

세종실록 속의 자격루는 크게 물의 양이나 유속 등을 조절하는 수량 제어 장치와 이를 바탕으로 시간을 자동으로 알리는 시보 장치로 구성되는데, 주전籌箭 시스템은 신호발생장치이자 동력전달장치인 것이다.

이번에 발굴된 주전은 밤시간인 경점시각을 나타낸다. 당시에는 12개의 서로 다른 주전이 사용되었는데 계절마다 밤길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주전은 방목에 쉽게 탈부착할 수 있었던 말하자면 지금의 키트방식 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발굴된 주전은 1438년(세종 20년)에 제작된 흠경각 옥루이거나
1536년(중종 31년) 창덕궁의 새로 설치한 보루각의 자격루의 주전으로 판단된다.

* 조선전기 자동 물시계 : 보루각 자격루와 흠경각 옥루가 있음.

함께 발굴된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는 세종 19년(1437년)에 독창적으로 개발 사용되었으며, 낮에는 해시계로 밤에는 별시계의 기능을 하였다.

조선시대 국가표준시계인 자격루의 시간 오차를 바로 잡는데 일성정시의가 사용되었기에 자동물시계인 자격루와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였던 것이다.

조선시대 자동물시계의 주전은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고, 기록으로만 전해졌는데 이번 발굴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큰 것이다.

일본에서 간행된 과학사기술사사전에 의하면 1,400년부터 1,450년 시기에 세계를 선도한 과학기술이 조선이 29개, 중국 5개, 일본 0개, 그외 기타지역이 28개로 조선의 과학 기술이 세계를 압도하였음을 알수 있다. (전상운 선생님이 분석하여 과학신문에 기고한 바 있음).

말하자면 세계를 선도했던 조선전기 세종 당시 과학기술의 실체를 알수 있는 자동물시계, 일성정시의, 금속활자 등이 이번 발굴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얼마나 가슴벅차고 감격스러운 일인가 !

이번에 발굴된 과학유물은 향후 기록으로만 확인할 수 밖에 없었던 조선전기 과학기술과 과학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이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고고학을 전공하였고 주제는 도구제작기술로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한국의 좀돌날몸돌 연구이다.

과기부국립중앙과학관에 입직 후 한국과학기술사를 27년째 연구해오고 있다.
그간 청동잔무늬거울복원, 청동반가사유상복원, 고대의 금수은아말감기법 복원과 이를 적용한 신라 월지 출토 금동삼존판불 복원, 밀납과 주물사 주조법에 의한 금속활자 주조기술 복원, 조선 상평통보 주조기술 복원, 오동상감기술 규명, 무쇠솥의 도토법과 주물사 주조기술 규명, 자승차 복원, 흠경각옥루 복원, 홍대용 자명종 복원 등을 들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사 연구에 몰두한지 30년째 되는 해엔 과학기술관에 조선 기계식시계인 보루각 자격루, 흠경각옥루, 송이영 혼천시계, 혼천시계 계열인 홍대용 자명종과 혼의, 근대 추력식 괘종시계 등이 전시되어 시계왕국 조선의 진면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