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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공장 문을 나서는데 제법 빗줄기 거세 도로 공장으로 후퇴하곤 우산을 가져 나서는데, 젠장 그새 비가 그쳤다.
도로 물릴 순 없고 덜렁덜렁 귀가길 오른다.
책 두 권 쟁였는데 우산에 걸고는 어깨 둘러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천상 지게작대기 망태 걸친 폼이라
저런 나를 보고는 필터 없는 새마을 담배 꼬나문 선친 모습 펀듯 스치는데 그래 나 역시 선친이 그러했듯 한땐 둥구리 잔뜩 인 지게 지고선 십리 산길을 달려내려 왔더랬다.
뭐 산촌 사람이라 특별히 용가리 통뼈였겠는가?
그 둥구리 촌놈이라 무게가 더 가벼울 수는 없는 법.
어깬 피부가 벗겨졌고
허리는 떨어져 나가는 듯 했으며
땀은 비오듯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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