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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 인간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난리가 났지만 수목계는 그 참혹함이 인간계를 능가한다.
혹 길을 가다 벌겋게 소나무가 집단으로, 혹은 단독으로 죽어말라 비틀어진 장면을 보게 되는데 인간이 부러하지 않았으면 백퍼 소나무에이즈라 일컫는 소나무재선충 소행이라 보면 대과가 없다.
그런가 하면 참나무는 참나무대로 백년 거목이 픽픽 쓰러지는데 참나무시들음병 소행이다. 왕릉이나 왕궁 숲이라 해서 피해가는 법이 없다. 이거 걸렸다 하면 베어버리는 수밖에 없다.
창덕궁도 그 침습에 곳곳이 이렇다. 저 사진은 오년전인 2015년 4월 풍광인데 그 시들음병이 잡혔다는 말이 없는 걸 보면 여전히 피해양상은 심각하다.
소나무에이즈건 참나무시들음병이건 치사율 백퍼센트라 걸리고서 살아나는 나무가 없어 다 베어버려야 한다. 코로나19라지만 곳에 따라 치사율이 다르게 나타나서 한국은 아주 낮다 하지만 유럽은 10프로가 넘는 곳이 있다.
걸린 사람 열명 중 한명꼴로 희생된단 말인데 그래도 사람이야 살아나기도 하지 나무엔 탈출이 없다.
전염병은 나무라고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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