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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우보이 정신 vs. 사무라이 정신

by 초야잠필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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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인이 우리에게 와서 "카우보이 정신"을 이야기 하면 웃을 것이다. 

아니, 카우보이 정신, 뭐 있을 수도 있는데, 총은 카우보이의 상징이자 정신이다라던가, 

무사도처럼 카우보이도, 검선일체처럼 총선일체를 이야기 하고 

이것이 미국의 정신이라고 하면, 일단 미국인들 자체가 이야기 하면서 웃을 것이고, 우리도 듣고 웃을 것이다. 

미국인들의 파이오니어 정신이라는 건 필자도 그들을 만나면서 분명히 있다고 느끼지만

그것이 카우보이 정신으로 추앙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왜일까?

미국에서 카우보이가 뜬 것은, 웨스턴 무비 때문으로, 

우리는 카우보이가 소를 모는 목동에서 일약 정의의 화신으로 뜨는 순간을 직접 영화에서 목도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이 그렇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이걸 하도 외치는 통에 이 부분을 크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 보신전쟁의 시기에

삼백년 동안 사무라이 생활을 했던 자들 태반이 싸우지도 않고 도망갔고, 

패전 이후에도 먹고 살기 위해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신정부에 아부한 이들이 거의 전부였다. 

그 당시 소위 말하는 사무라이 정신 비스무리한 움직임을 보인 사람들은 오히려 농민 출신, 

정말 빈궁한 하급 중의 하급 무사들 이런 이들이 오히려 더 흔히 말하는 사무라이에 가까운 최후를 마쳤다는 말이다. 

사무라이 정신-.

웨스턴의 카우보이 정신과 다를 게 없다. 

사무라이 정신이 일본문화에서 제대로 부각된 가장 큰 동기는 에도시대의 대중극-. 

가부키 극에 사무라이의 이야기가 올라가면서부터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런 정신이라 부를 만한 것은 분명히 있었겠지만, 

웨스턴처럼 가부키에 비장한 사무라이 이야기가 올라가면서 비로소 사무라이 정신은 제대로 개화했다고 보면 되겠다.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이 대중문화의 영역을 넘어 역사적 사실 처럼 포장된 것은 웨스턴은 20세기 중반에 히트친데 반해

사무라이극은 에도시대에 무대에 올라갔다는 것.

바로 그 차이다. 


P.S.)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놈들이 카우보이 정신이나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이야기에 같이 춤을 추는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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