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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여차하면 만대루 뜯어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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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미국 땅이라고 밟아본 데는 1996년 애틀랜타밖에 없다.

당시 올림픽 취재하러 한달간 있었지만, 무슨 구경이나 제대로 했겠는가? 하도 바뻐서 뒤지는 줄 알았다. 

그러니 언제나 Sequoia National Park in California 라는 풍광이 뜰 때마다 그냥 부럽다고만 할 뿐, 그래 나도 한 번은 보고 죽자 할 뿐 그렇다고 그 열망이 그리 강하지는 않다.

하긴 강하면 어쩌겠는가만.
암튼 저 메타세콰이아 하면 여러 장면이 오버랩하는데 위선은 담양 그 길이 있고 

더불어 런던 자연사박물관이던가?

그쪽에 저쪽 미국에서 공수해 왔다는 대략 2천살 가까운 세콰이아 둥치 나이테가 있어 저 정도 나이가 되면 거개 모든 나무가 속이 비어버려서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는데 

희한하게도 그 세콰이아는 속알맹이까지 나이테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게 아닌가?

놀라고 놀라웠을 뿐이다. 

저 나무도 대략 천살은 거뜬히 넘었을 듯하거니와 
 


내가 저 나무를 새삼 떠올리게 된 까닭은 작금 온대한민국을 불바다로 만든 산불 때문이다. 

우리만큼 언제나 산불로 고생하는 데가 저 미국 땅 캘리포니아라, 저기 산불은 급이 달라서 우리 남한 국토만한 면적이 그냥 불로 날아가더만.

그런 산불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 저 캘리포니아 국립공원이라, 그때마다 언제나 노심초사 그 불길이 저 숲으로 옮겨붙을까 하는 우려가 전달되곤 해서다. 

우리는 이번 산불에 의성 고운사가 날아갔다. 2005년 식목일 낙산사 재판인 참사가 벌어졌다. 

도대체 이 난국을 어찌할 것인가?

진짜로 특단하는 대책이 필요한 때다. 

국가유산청은 엄한 사적 지정 국보지정 놀음할 때가 아니라 이런 파국에 목조건조물들을 어찌 구출할 것인지를 진짜로 고민해야 한다. 

고민? 것도 실은 사치다. 고운사 날아가는 것 봐라. 

하회마을도 위험하다는 속보가 속속 날아드는데 지금 필요한 것은 여차하면 병산서원 만대루는 뜯어야 한다. 

뜯어 그 목재들은 즉각 그 앞 강에다가 던져놔야 한다. 

이런 특단하는 대책이 필요한 때다.

남대문 홀라당 태워먹은 이유는 뜯지 않아서였다.

뜯어야 살린다. 

목조건축 최대 강점은 재조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뜯어야 살리는 역설이 목조건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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